박성수 회장 특별강연에서 학생들 노사문제 비판

지난 9월 29일 이랜드 그룹 박성수 회장의 특별강연(아래 특강)이 시작되기 전, 4명의 학생들이 강연장 앞에서 이랜드 그룹의 노사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간이 시위를 했다. 특강은 김동훈 교수(경영대·경영학)가 담당하는 ‘마케팅 전략’ 수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었다.

이번 시위는 평소 이랜드의 노사 관련 문제가 부당하다고 여겼던 학생들이 박 회장의 특강 소식을 듣고 즉석에서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관계자들로부터 저지를 받아 입장하지 못하고, 박 회장이 도착하기 전까지 시위를 한 후 해산했다.

시위에 참여한 조윤(세라믹공학·08)씨는 “박 회장이 한 일은 그 기업이 내 건 기독교 정신에도 반하는 일”이라며 “일종의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영욱(경영·02)씨 역시 “사회에 옳지 않은 일을 한 사람이 공개 강연을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간이 시위라도 해서 우리 뜻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강의실로 들어가면서 이들을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손을 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했다. 이에 김씨는 “아무래도 이런 시위에 익숙하셔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 것 같다”며 “우리 뜻을 보였다고 생각했기에 해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위에 대해 학생들은 수업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는 의견과 함께, 일부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성일(경영·04)씨는 “강연 도중 시위를 하려고 했다면 당연히 수업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영민(경영·04)씨는 “이랜드 노사관련 문제를 잘 알지 못한다”며 “피켓을 들고 계신 분들에게 공감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교실 안에 있었다면 방해가 됐을 것 같다”면서도 “박 회장이 한 일에 대한 가치판단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박 회장은 특강에서 성공을 위한 네 가지 필수조건으로 △리더십 △마케팅전략 △끈기 △넓은 비전을 들며 미래를 준비하는 청춘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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