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외국인 한글백일장 열려


‘제18회 외국인 한글백일장(아래 백일장)’이 아침 10시부터 노천극장에서 진행됐다. 130여 개국에서 온 수많은 외국인들의 한글사랑은 늦가을 더운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대회사에서 우리대학교 언어연구교육원장 서상규씨는 “한국어학당은 창립 이래 128개국의 7만 여명 넘는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며 “한글날을 맞아 이런 큰 행사를 개최할 수 있어서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백일장 주제가 공개되자 장내는 기대감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각각 ‘향기’, ‘선택’을 주제로 시쓰기, 수필쓰기가 2시간여 가량 이어졌다. 미국에서 온 제리씨는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 아직 글쓰기에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연필을 꽉 쥐었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 진행된 2부에서는 연세중앙풍물패 ‘떼’와 용인대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이 진행돼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제기를 가장 많이 차는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즉석 이벤트도 진행됐다. 상품을 받은 우예씨는 “어릴 때 중국에서 제기차기를 차 봤다”며 “글쓰기로 받은 상이 아니지만 그래도 기쁘다”고 말했다.

1명의 장원과 함께 총 45명이 상을 받은 지난 2008년과 달리, 이번 백일장에서는 시, 수필 부문 각각 1명의 장원을 포함, 총 69명이 상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장원으로 선정된 순천향대 장효리(영어영문·08)씨는 “한국 유학을 결심했을 때의 '선택' 과정을 수필로 썼다”며 “경험을 솔직하게 쓴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심사위원장 정과리 교수(문과대·국문학)는 “문법을 얼마나 바르게 썼는지 중점적으로 심사했다”며 “장원으로 선정된 두 작품은 문장이 안정돼 있고 가을 하늘처럼 맑은 문체를 지녔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백일장은 한국어학당 창립 5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미국, 베트남, 일본 등 해외 10개국에서 동시 진행됐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사진 박민석 기자 ddor-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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