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 유행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지난 4월 24일 신종플루 발생이 처음 보고된 후 WHO 통계(’09.8.16) 총 170개국이상 182,166명이 확진됐고, 이들 중 1,79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는 4월28일 추정환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8월 30일 현재 확진환자가 4,148명에 이르고 있으며, 3명의 사망환자가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는 신종플루 증세가 감기 정도로 미미하고 사망률이 낮은 점을 들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으나, WHO는 각국 정부에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더욱이 전 세계 대륙으로 급속도로 전파돼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경보단계의 최고수준인 6단계를 지난 6월 11일에 선포했다.

이번 신종플루에 대한 우리나라의 재난 대응은 타 국가에 비해 우수했다. 보건의료 당국은 즉각적으로 적극적인 방역체계를 가동했으며, 이에 대한 국민의 보건 방역대책에 대한 정책순응도도 높았다. 이는 사스와 조류인플루엔자를 경험하며 2006년에 구축해 놓은 방역정책지침서와 국민들의 인플루엔자에 대한 높은 조심성과 우수한 개인위생 행동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한 예로써 인천국제공항에서의 물 소비량이 4월 25일 4천220만 톤에서 홍보효과가 나타나는 4월 27일 4천720만 톤, 그리고 5월 15일 5천220만 톤으로 증가했던 것을 볼 때 손씻기의 위생수칙을 잘 지켜준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신종플루는 1차 유행 후 가을철 재유행이 반복돼, 재유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 가을철 재유행시 환자의 발생 증가 속도는 더 커서 단기간 대규모 환자 발생과 병실부족으로 인한 입원지연, 병원감염 등을 우려한 의료기관 환자기피, 국가비축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의 부적절한 사용 및 남용이 우려돼 보건당국에서는 이를 대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타미플루 공급은 제조사로부터 어려움이 있어, 신종플루 증세가 비록 감기정도로 미미하더라도 노인과 소아, 임산부와 만성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 환자에만 타미플루를 투약하고 그 외 환자는 일반 독감치료를 권장했으나, 최근 폭발적인 증가세로 인하여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의심환자에 대한 타미플루의 처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또한 11월부터 시작하여 전염병 대응인력, 아동·임신부·노인 등 취약계층, 초·중·고 학생 및 군인을 대상으로 백신의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신종플루는 집단중심 지역사회 감염 증가 추세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 단체생활을 하는 군이나 전경부대, 수련회나 캠프 등 집단을 중심으로 신종플루 지역사회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다. 지역사회감염의 전파 차단을 위해 단체생활기관, 기업 및 신종플루 위험집단이 많이 생활하거나 이용하는 각종 사회복지 시설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대응을 위한 지침을 보급하고 교육해, 확산 방지에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신종플루는 이미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경고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국내에 급속하게 확산됨에 따라 가을철 대유행을 경고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기존의 환자 격리 중심의 봉쇄·차단 정책에서 환자 감시와 조기치료에 중점을 두는 피해최소화 정책으로 대응 방향을 전환했다. 병원성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벗어난 사태 발생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며, 현재 검열과 격리 중심의 관리체계와 환자감시 및 조기치료체계를 병행운영 함으로써 유행을 지연시키고 사망률 및 발병률을 낮추는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두익 인하의료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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