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재수강생 증가로 발생할 문제에 대해 보완책 마련하는 중”

학교 측은 오는 2010년부터 신입생을 대상으로 ‘C+이하 학점에 대해 재수강 횟수를 제한하지 않는 대신 재수강시 취득 가능한 학점의 상한을 A0로 한다’는 내용을 지난 5월 학생대표 초청 총장과의 간담회(아래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이 재수강생 양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재수강 제도의 세부 내용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달간의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9일 열린 간담회에서 교무처장 양일선 교수(생과대·급식경영관리)는 “오는 2010학년도 1학기부터 우리대학교 학생이 취업 시장에서 취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재수강 가능학점을 C+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수평의회의 여러 교수들은 ‘재수강 제도 변경을 신중히 해야 한다’ 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지난 5월 학교 측이 밝힌 사항의 일부가 변경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14대 교수평의회 의장을 지낸 최중길 교수(이과대·물리화학)는 “변경될 재수강 제도는 재수강 인원을 증가시키고 학사의 전반적 시스템에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선수 과목이 많은 이과대와 공과대의 경우 낮은 학점을 받은 수강생들이 높은 성적을 얻을 때까지 후속과목이 아닌 선수과목 재수강에 매달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수강 인원이 증가하면 초수강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재수강 제도의 변화에 대한 ‘심도깊은 사전 대응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취업을 하거나 법학·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높은 학점을 받으려 재수강을 하는 인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수강 인원의 수용을 위한 강좌가 매 학기 100개 정도 설치되고 있다. 또한 2009학년도 1학기에 개설된 한 수업의 경우, A를 받은 학생 중 30%가 재수강생으로 드러나는 등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최 교수를 비롯한 여러 교수들은 ‘학생들이 계절학기에만 재수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을 학교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계절학기에만 재수강을 허용하면 무분별한 재수강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앞으로 학교 측이 재수강생 증가로 인해 발생가능한 문제에 대해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변경될 재수강 제도를 05~09학번 학생들에게도 소급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사지원팀 김영숙 팀장은 “학교 측은 재수강 관련 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앞으로 보다 정교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대략 11월 즈음에는 해당 내용이 학생들에게 전달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총학은 재학생들에게도 신입생들과 같은 제도가 적용되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태 기자 ysket@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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