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생생한 여행 정보에 목마른 당신을 위한 여행 도우미

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있다. ‘무엇이든 보겠다’는 패키지여행의 틀에서 벗어나 ‘제대로 보겠다’는 자유여행을 택하는 여행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허나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어려운 법. 자유여행자는 재미와 만족감을 누릴 수 있지만 스스로 계획을 하나하나 짜야하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 없다.

이번 여름방학에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일본여행을 직접 계획했다는 유가민(경영·08)씨는 “숙소와 티켓예약 문제는 인터넷으로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지만 현지에서의 구체적인 일정을 짜는 일이 문제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행사도 이젠 맞춤서비스

‘자유로움’과 ‘편리함’이라는 토끼를 동시에 잡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은 배낭여행전문 여행사다. ‘신발끈’여행사는 1980년대 해외여행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세계를 돌아다닌 배낭여행 1세대 장영복 실장이 대학생시절 창업한 회사다. 신발끈은 다양한 테마의 상품을 제공하기에 여행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여행사의 손을 빌리기에 완전한 자유여행이라 하기는 어려워도 개별여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곳을 가고 싶을 때 유용하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해발 5000m이상의 티베트 고원지대를 통과하는 칭짱 기차여행 등 독특한 여행상품을 마련해 놓았다. 흔히 가는 유럽이라도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과 동행하는 다국적 배낭여행프로그램을 통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홍대 옆에 위치한 신발끈 사무실은 다양한 여행정보를 편하게 이용하도록 카페처럼 꾸며놨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여행안내서’로 꼽히는 ‘론니 플래닛(Lonely Planet)’과 유럽 각국의 관광청 자료 등이 구비돼있다.

기차모양의 벤치와 여행가방으로 만든 탁자 등으로 꾸며진 신발끈 사무실 한 켠의 공간

장 실장은 “무엇보다 직원들 모두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본 베테랑 여행자들이라 실제 경험에서 우러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 역시 전 세계로 수없이 여행을 다녀왔을 뿐 아니라 국내에선 일반인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여행의 달인’이다.

나의 여행멘토, 온라인 여행커뮤니티

이처럼 여행사가 유용하긴 해도 모든 자유여행자의 취향을 고려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온전한 자유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막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가 전해줄 법한 따끈따끈한 정보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온라인 여행커뮤니티다. 유럽여행은 ‘유랑’(http://cafe.naver.com/firenze.cafe), 일본여행은 ‘네일동’(http://cafe.naver.com/jpnstory.cafe)이 대표적이다. 세계일주의 경우는 ‘5불 생활자’(http://cafe.daum.net/owtm)가 독보적이다. 운영진이 갈무리해놓은 자료와 회원들이 올려놓은 여행기 등이 전문적인 정보 못지않다.

또 다른 여행커뮤니티 ‘사막’(http://www.samack.com)은 여행테마별로 정보를 모아놓아 눈길을 끈다. 영화, 음식, 공연, 미술 등으로 테마가 다양하게 나뉘어 있는데 이중 ‘최상급을 찾아라’ 테마가 이색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장 방문객 수가 많은’ 등의 수식어가 붙은 여행지를 모아 놓은 것이다.

이처럼 조금만 찾아봐도 온라인상에는 여행정보가 널려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넘쳐나는 정보들로 인해 오히려 질 좋은 정보를 선택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직접 얼굴을 보며 정확한 답변을 듣고 싶다면 오프라인 여행카페에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행카페의 디저트는 맛있는 여행이야기

인사동에 위치한 카페 ‘사막’은 여행커뮤니티 사막의 오프라인 공간이다. 카페 사막에서는 매달 첫째 주 토요일마다 유럽여행설명회가 열린다. 강연자는 카페 사막과 여행커뮤니티 사막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막지기’ 김윤희씨다. 김씨 역시 세계 20개국을 일주한 뒤 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 여행카페까지 운영하게 된 여행마니아다. 김씨는 “인터넷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보다는 여행자로서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며 “여행에 앞서서 자기의 흥미분야를 제대로 알고 자기만의 목적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책들로 빼곡한 카페 ‘사막’의 책장. 여행서적을 기증하면 칵테일 한 잔을 무료로 준다.

이 곳 외에도 다양한 여행카페를 홍대 앞에서 찾을 수 있다. 동남아 느낌을 살린 카페 ‘아쿠아’나 중남미 여행에 특화된 카페 ‘아미고’ 등이 대표적이다. 두 카페의 운영자 모두 여행사도 겸업하고 있는 여행베테랑이기에 전문적인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여행커뮤니티나 여행카페는 여행을 준비할 때만이 아니라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가볼 만하다. 여행기를 공유하면서 추억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카페들은 저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이국적인 메뉴를 갖췄기 때문에 마치 다시 여행지로 떠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카페 사막에서는 단골들이 여행지에서 선물로 사온 커피나 차를 마실 수도 있다. 터키의 애플티나 인도 라씨, 중국차등의 메뉴는 항시 준비돼 있다. 카페 아쿠아에선 열대나무아래 텐트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꾸며놓아 캠핑하러 온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타지에서 보고 즐기는 감흥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떠나기 전 여행을 계획하고 돌아온 후 추억을 곱씹는 과정도 여행의 일부다. 배낭여행전문 여행사, 여행커뮤니티, 여행카페는 그 ‘일부’에 목마른 여행자들에게 오아시스다.

양준영 기자 stellar@yonsei.ac.kr

사진 구민정 기자 so_coo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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