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심화되면서 이색자격증 따려는 사람들 많아

사례1. 육중한 잠수 장비를 짊어지고 바다나 강물 속으로 들어가 인명 구조, 수중 공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잠수기능사. 잠수를 업으로 삼는 이들은 국내에 약 3~400명 정도 밖에 없다.

사례2. 여행객의 취향에 따라 최적의 여행 코스를 세우고, 가장 적합한 여행지 및 숙박지를 추천하는 여행코디네이터. 이들은 여행객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애쓴다.

아무나 위 사례에 제시된 것과 같은 이색 직업을 갖기는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잠수부협회 등의 기관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이색자격증을 취득해 평생 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직업으로 삼지는 않지만 취업 면접 시 면접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이색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도 많다. 누구나 가진 능력만으로는 취업 시장을 뚫을 수 없다는 말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한 번쯤 주목받을 만한 자격증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직을 준비하던 김지윤(26)씨는 원하는 직장을 얻으려면 영어나 컴퓨터 자격증 이외의 ‘특별한’ 자격증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평소 꽃에 관심이 많던 그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꽃을 진열하고 파티장, 회의실 등의 공간을 장식하는 화훼장식기능사라는 자격증을 접하게 됐고, 현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이처럼 자격증을 통해 취미가 단순히 개인적인 기호에 머무르지 않고 구직자들의 실질적인 스펙이 되고 있다.

구직자들만이 이색자격증에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만한 특이한 자격증을 찾던 고등학생 이민주(17)양은 서류 작성법과 정확한 한글 서법을 익히도록 하는 펜글씨 검정 자격증을 알게 된 후 2급에 도전해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씨는 “논술시험에서도 글씨가 점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하던데 자격증도 따고 글씨도 바르게 쓸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특이한 자격증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격증을 교육하는 학원들도 크게 늘었다. 또한 각 분야가 세분화돼 보다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피부미용사 자격증의 경우 지난 2008년 처음으로 국가공인 시험이 실시되면서 학원과 자격증 강의의 종류도 신체부위별, 수준별로 다양해졌다.

인터넷 강의도 크게 성행하고 있다. 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공인받은 국가기술자격증 온라인 교육기관인 KISA(http://www.kisa.co.kr)에서는 많은 수강생들이 ‘인강’을 이용하는 동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자격증 관련 구인구직 정보를 활발히 교류한다. 학원이 활성화되지 않은 분야에서는 인강이 특히 유용하게 활용된다. 인터넷으로 화훼장식기능사 강의를 듣는 반아무개(28)씨는 “수강생이 많지 않은 분야는 ‘인강’이 더 활성화돼 있는 것 같다”며 “특이한 자격증 취득에는 최신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학원 사이트에는 강의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새로운 정보가 올라온다”며 만족을 나타냈다. 또한 인강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취업 준비와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는 구직자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자격증에 관한 각종 커뮤니티를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에는 자격증을 주제로 한 카페가 만여개나 개설돼 있다. 이 중에는 ‘살사댄스 지도자 자격증 교육센터’, ‘위험물 관리 기능사 자격증 완전정복’처럼 이색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직접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들도 여럿 있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남들과 다른 이색자격증으로 승부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색자격증으로 특별한 능력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취업, 대입 등의 목적에 부가적으로 활용한다. 때문에 아직까지 이색자격증들은 그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기보다 영어나 컴퓨터 자격증에 덧붙여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용되는 면이 크다. 이력서 한 줄을 더 채우기 위한 공부는 잠시 접어두고, 이번 방학에는 이색적인 분야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떨까?

황이랑 기자 oopshucks@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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