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중 총장, 6일 관훈클럽 포럼에 초청돼 우리대학교 운영방향에 대한 입장 표명

지난 6일 김한중 총장은 서울 한국언론재단의 주최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한국 대학의 고민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언론계 중견인사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번 포럼에서 김 총장은 △약학대(아래 약대) 신설 △재단 적립금 공개 △등록금 인상 등 사회적 반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에 대한 그간의 입장을 표명했으나 총학을 비롯한 학생 단체와 이견을 보이는 부분이 더러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 포럼에서 김 총장은 “약대 신설 계획이 있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 “현재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총장은 “약대가 없는 것은 생명과학 분야 연구에 큰 약점”이라며 “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는 약대 신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약대를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아래 송도캠)에 신설해 생명과학 분야 연구 인력을 늘리고 교육과 의료의 국제화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약대 신설이 중대 사안인 만큼 학생들과 사전 조율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송도캠에 약대라는 신설학사단위를 설치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학생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약대 신설 계획을 일방적으로 공표한 것은 조금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총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약대와 연관성이 높은 학사 단위인 생명대와 의과대 등이 송도캠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학생 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 인력을 확보해 송도캠을 ‘국제적 의료와 교육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의도를 고려해볼 때 약대 관련 단과대가 송도캠으로 이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생명대 학생회장 박수현(생물·07)씨는 “약대 신설은 송도캠에 생명분야의 관련학과인 의예과, 치의예과 그리고 이과대까지 한꺼번에 이전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총학은 학교 측에 학생분과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고 학생들의 동의 없는 특정 학사단위의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재단적립금 비공개 원칙에 대해서도 김 총장은 “기금 모금에는 한 푼도 기여하지 않은 시민단체들이 왜 학생들과 연합이 되는지 모르겠으며 대학을 운영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거북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적립금의 대부분은 기부를 받은 기금이며, 기부자들이 내역을 밝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학교는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과 공공성을 가져야 하는 비영리단체라는 점에서 재단적립금을 공개하는 것이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본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연세교육공동행동 ‘2만 연세인 마침내 일어서다(아래 2만마일)’ 대표 정다혜(사학·06)씨는 “적립금 공개 요구는 학생과 시민단체의 권리이자 역할이라는 점에서 총장의 이번 발언은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했다.
2만마일 집행위원장 이호연(행정·05)씨 역시 “이러한 발언은 시민사회의 기능과 성격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은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는 점에서 적립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장은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총장은 “등록금 인상 이유는 원가 상승 뿐 아니라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씨는 “학교 측이 등록금 인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지만 그 말이 항상 맞는 것 같진 않다”며 “아직까지 대형 강의와 전임교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높아진 등록금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의태 기자 ysket@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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