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테라피 일일체험기

“흐르는 땀, 뛰는 심장, 가빠오는 호흡에서 내가 느껴지시나요?” 한국 춤테라피학회의 프로그램 ‘춤과 마음’에서 한바탕 춤판을 벌인 후, 강사 유경숙씨가 회원들에게 던진 말이다.

‘춤테라피’란 남에게 보여주는 춤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춤으로써 몸과 마음을 통합해 정서적인 치유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10년 전, 춤 테라피학회가 생길 무렵만 해도 그 대상은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성장을 원하는 학생과 회사원들까지 춤 테라피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춤테라피학회에서 ‘춤 명상’, ‘춤과 마음’, ‘춤과 셀프’라는 이름으로 춤테라피 강습을 하고 있다. 그 중 ‘춤과 마음’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봤다. 

‘춤과 마음’은 이제 막 춤테라피를 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쑥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의 구조화된 동작을 가르친 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한다.

이곳에서는 서로를 부를 때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별칭을 사용한다. 유 강사는 “이름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지어진 것”이라며 “이 공간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불렸으면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사랑’, ‘물결’, ‘두레박’……. 그들은 그렇게 ‘나’를 위한 이름을 갖고 있었다.

팔, 다리, 목, 허리 등 몸의 곳곳을 움직이면서 강좌는 시작됐다. 조그만 동작에서부터 점점 큰 동작을 그리며 본격적으로 춤을 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쭈뼛쭈뼛거리는 기자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몸을 풀고 나면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들어간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고 생각하는 신체의 부위를 집중적으로 털어내는 동작에 들어가자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움직였다. “가만히 서 계시면 다른 사람의 스트레스가 자기한테 쌓일 거예요”라는 유 강사의 말에 너도나도 열심이었다.

다음 순서는 2인 1조를 이뤄 손바닥을 맞대고 리듬에 맞춰 추는 춤이었다. 춤을 추는 동안은 상대방의 동작에 이끌려가기도 하고 자신이 이끌기도 하면서 온전히 서로의 몸짓에 의지하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눈 맞추기’.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상대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쑥스러워 하는 기자에게, 파트너였던 ‘햇살’씨가 “처음에는 좀 불편해도 나중에는 편해져요”라며 격려를 해줬다.

조금씩 숨이 가빠 올 때쯤에는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각자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자세로 자리를 잡은 후,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유 강사는 회원들에게 자신의 몸에게 말을 걸도록 했다. 곳곳에서 “어깨야 힘들지?”, “미안해”라는 말들이 들려왔다.

‘섹시’씨는 “춤 테라피를 시작한 후, 인간관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를 짓누르는 것들은 밖에 있지 않다. 우리 자신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다.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싶은지를.

박소영 기자 thdud091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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