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에 캠퍼스에서 담배를 피다 교수님과 마주치면 어떻게 됐을까? 이석구 교수(문과대·현대영소설)는 “담배를 피다 걸려 도망가는 학생에게 화가 난 교수가 정문 앞 굴다리까지 쫓아가서 혼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담배를 판다는 건 당연히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 현재까지도 우리대학교 매점에서는 담배는 물론이고 술도 판매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담배 판매 통제 구역, 우리대학교 

우리대학교의 모든 학생식당을 위탁 혹은 직영의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은 설립된 해인 지난 1994년부터 매점 내 담배 판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생협 장용철 과장은 “KT&G와 타 업체들이 계속 담배 판매를 제안해왔지만 우리 입장은 한결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담배를 눈앞의 이익 때문에 팔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션 스쿨로서의 정체성 역시 영향을 미쳤다. 우리대학교 교목실 김성걸 부장은 “기독교 건학 이념 아래 학교가 설립됐기 때문에 담배를 판매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준석(전기전자·08)씨는 “담배 한 갑을 사기위해 학교 밖에 나가는 것이 솔직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유명예(경영·07)씨는 “학교 내에서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흡연율이 줄지는 않겠지만 최소한의 비흡연자들에 대한 배려가 될 수 있다”며 기존의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하자고 말했다. 

담배에 비교적 자유로운 타 대학교 

서울대, 세종대의 경우 모든 매점에서 담배를 판매한다. 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매점에 들러 담배를 사가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전남대는 기숙사 24시간 매점에서 담배를 판매한다.

이렇게 타 대학교 생협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이유는 ‘판매 장려금’이란 수익 때문이다. 생협에서 판매하는 담배의 매출은 전체의 13~15%를 차지한다. 세종대 생협 사업개발팀 손용구 팀장은 “적은 수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팔아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와 판매물품에서 (담배를) 배제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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