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바야흐로 추운 겨울이 지나고 세상에 활기가 넘치는 봄이다. 입학과 졸업으로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3월 초, 설렘과 아쉬움 또한 어지럽게 섞여 있다. 인생에서 처음인 시작은 언제나 설레지만, 마지막인 끝은 한없이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끝이 있기에 다시 시작하게 되고 이렇듯 우리는 시작과 끝이 반복되는 삶에 살고 있다. 이 굴레와 같은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사진기획에서는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시작과 끝의 관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지를 사진을 통해 풀어내고자 했다.

숨을 쉬다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는 아기는 이제 막 숨을 쉬기 시작했다. 삶의 시작이자, 세상과의 첫 대면이다.

다가서다만남은 언제나 설렘을 동반한다. 입학을 준비하는 새내기들도, 새내기를 맞이하는 선배들도, 설렘은 시작과 함께 '시작'된다.

그녀의 눈물신부의 눈엔 그렁그렁 눈물이 가득하다. 이렇듯 시작은, 행복만이 가득찬 채로 맞이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그 눈물 뒤에는 행복에 대한 또다른 기대가 있을 것이다.

함께 하다사람들의 축복 속에 남편으로, 아내로 새로이 가정을 꾸려나갈 그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내딛다낯선 곳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일상. 한껏 부푼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타국에 첫 발을 내딛는 그에게서 또 다른 시작에 대한 설렘이 느껴진다.

도약하다수 년간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며 높이 날아올랐다. 뛰어오른만큼 학교로부터 멀어지고, 위로 남겨진 하늘 높이만큼 앞으로의 삶에 희망을 품는다.

나아가다같은 날, 같은 모습으로 끝을 맞이하는 그들은 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각기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갈라서다둘이서 새로이 시작했던 삶에 종지부를 찍고 돌아서는 그들의 발걸음은 무겁다. 수많은 갈등 속에 결정한 '끝'이었대도, 여전히 그들의 삶은 다른 행로를 찾아 다시 '시작'할 것이다.

걸어서 저 하늘까지한 발을 내딛어 남겨진 다른 발로 일상에 끝을 고한다. 일상에는 끝을, 동시에 일탈에는 시작을.


품에 안다아빠의 품에 마지막으로 꼭 안기며 글썽이는 눈물은, 이별에 대한 슬픔인 동시에 이제 새로이 품을 세상에 대한 주체못할 기대감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멈추다숨을 멈춘 순간, 모든 것은 끝났다. 하지만 그 때부터, 아직 숨을 쉬고 있는 누군가에게 기억되기 '시작'한다.
 

 취재후기

시작과 끝이라는 극단적이고 상반된 개념을 사진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사실 그 둘은 생각했던 것만큼 단절돼 있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얼마나 역설적인가. 시작하고 때론 끝내고, 다시 시작하면서 시작과 끝을 바퀴삼아 우리의 삶은 굴러가고 있음을 확인 했다. 모든 시작은 반드시 끝을 전제하지 않았고, 돌아본 끝의 마지막에는 또 다른 시작이 있었다. 그 마지막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또 다른 시작은 더욱 밝을 수밖에 없다.

사진기획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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