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동시에 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중앙동아리인 ‘관설차회’의 회장으로서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도라고 하면 어렵거나 번거로운 절차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처음 동아리에 들어 왔을 때는 다도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고, 지금도 다도의 정신과 같은 것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다도라는 것이 그리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단 차라는 것은 기호식품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호식품이란 자극성이나 향미가 있어 기호를 만족시켜 주는 식품을 말한다. 우리가 즐겨 먹는 술이나 커피, 코코아 같은 것들이 기호식품의 좋은 예이다.
다른 기호식품들에 비해 차를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것은 형식의 복잡함과 함께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다도를 음식 이상의 하나의 정신적인 상징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차라는 것은 하나의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정성들여 만든 차를 간맞게 하여 맛있게 마시면 되는 것이다. 굳이 형식 때문에 머리 아파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차를 다리는 방법은 행다법이라고 하고 우리말로 차살림이라고 하는데, 사실 조선시대만 해도 현재와 같은 차살림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차를 주방에서 우려서 주전자에 담아오면 손님과 함께 마셨다고 한다. 집안일을 따로 담당하는 종자가 존재했고 열기구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집주인이 직접 차를 우려야 하고, 열기구도 발달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때문에 손님과 함께한 자리에서 차를 우리는 법이 고안되었던 것이고, 그때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차를 다리는 방법이 현재의 차를 마시는 모습이다.
결국 간단하다. 차를 마시는 형식에 압도가 되어서 차를 어렵게만 느끼지 말고 그냥 커피나 술을 마시듯이 자연스럽게 마셔나가면 되는 것이다.

김현민(경제·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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