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제대해 이번 학기 복학한 김지욱(철학·04)씨는 “신촌 지역 원룸 월세가 입대하기 전보다 5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신촌 지역의 원룸 월세는 10평 기준으로 평균 50~60만원에 달한다. 신축 및 리모델링 여부, 학교와의 거리 등에 따라 가격차가 있긴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조건으로 원룸을 찾으려면 5만원 이상을 더 얹어줘야 한다. 월세가 싸다 해도 보증금을 올려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씨는 “아직 오르지 않은 곳을 찾으려면 전단지를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태양부동산’ 강잎새 대표는 “전세로 치자면 4천500만원에서 5천~5천500만원으로 1~2년 동안 500~1천만원이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촌 지역 ‘대명부동산’의 김진학 차장은 “신촌지역 원룸값 상승의 주원인은 공급부족과 물가상승”이라며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지만 월세가 오른 탓에 다른 곳으로 옮기기가 어려워 작년보다 방을 빼는 사람이 줄었다”고 밝혔다.

하숙집을 택한 학생들의 사정 역시 비슷하다. 서강대학교 명기현(인문·08)씨는 이번 학기 초 월세 45만원에 하숙집을 구했다. 명씨는 “지난 2월에 계약했던 곳과 같은 곳에서 하숙을 해 같은 가격을 예상했으나 5만원이 인상됐고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며 “한정된 용돈에서 하숙비를 내는데 먹을 거 마실 거 줄여서라도 보충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원룸월세와 하숙비가 뛰면서 원하는 값에 구할 수 있는 매물이 줄자 비교적 주거비용이 저렴한 고시원으로 향하는 대학생들도 있다.

원룸, 하숙, 고시원 등의 주거비용 외에 식비 등 생활비용의 증가도 대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홍익대학교 앞 원룸에 살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백아무개(경제·06)씨는 “아무래도 밖에서 사먹는 일이 많은데 주위 식당들, 특히 면 종류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밀가루 값의 상승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협의회가 실시한 서울 시내 물가조사에서 조사 대상으로 지정된 11개 종목 중 특히 우유 가격은 12.8%로 가장 많은 상승률을 보였고 밀가루가 4.7%로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상승한 7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둔화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지난 2달간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5%대로 높은 편이며, 지난 9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1% 올랐다.

백지원, 장기원 기자 iamhun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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