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 마다 심리적인 해석을 원하며 전화를 걸어오는 기자들에게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라 해 줄 말이 없다고 응답했던 일이 생각난다. 사람의 행동을 공부한다고 하면서 살면서 겪는 수많은 궁금증에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 좌절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100년 정도 되는 역사에 파브로브도 있고 셀리그만도 있으니 제 3의 인물이 연구를 통해서 이제까지보다 인간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게 만들어 줄 것임을 굳게 믿는다. 뇌에 대해 아는 것도 제한돼 있는데, 그런 뇌 작용을 통해 행동이 어찌 나오는지에 대한 지식이 적은 건 어쩌면 당연하다는 위로를 해본다. 어쨌든 인간은 복잡하고 밝힐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저 제 3의 인물을 나오는데 내가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남는다. 그리고 조건학습된 부정적 경험을 없애려면 긍정적인 재학습이 최고라는 또 하나의 심리학적 지식에 따라 또 다른 공연장에서의 좋은 경험을 가져볼까 한다.
정경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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