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시민단체 중 한 곳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사실 시민단체라 해도 교과서나 뉴스 속에서만 접해보았지 실제적으로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는지 막연하기만 했다. 하지만 우연히 보게 된 한 시민단체의 인턴모집 광고는 직접적으로 사회문제와 부딪칠 수 있는 기회를, 내가 그렇게도 원하던 직접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느낌을 줬다. 또한 시민단체들이 어떤 식으로 사회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하는지도 배우고 싶었다.
인턴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정부정책을 무조건 비판만 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안들을 제시하면서 그 보완책을 마련하는데 힘썼다는 것이었다. 또한 필요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도 앞장섰다. 일부가 생각하듯이 사사건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반대하며, 어떤 대안책을 내놓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 빨갱이라 부르며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을 직접 느낀 적도 있었다.
확고하게 굳어져있는 정부권력이나 기업들에 비해 시민들은 힘을 모으고 강력한 주장을 펼치기는 어렵다.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 하고 문제점들을 알리면서 시민들의 지지와 참여를 바탕으로 그 힘을 모은다.
  최근 시민단체들의 인턴십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좋은 부분도 있지만 결국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한 활동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인턴활동을 한 사람들은 스펙에 관심이 있기 보다는 시민단체를 알고 싶어 하거나 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나는 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만약 스펙을 위해 인턴에 지원했다 하더라도 사회문제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이런 경험을 통해 한층 더 깊게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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