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에 대해서 사랑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 사이에 연세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신임 총장이 선임된 이번 학기를 이러한 변화와 개혁이 시작될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임 총장이 선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 이제부터는’ 이라는 기대 속에 연세를 바라보고 있다.

신임 총장은 △연세 리더쉽의 확보 △홍보 마케팅 강화 및 캠퍼스 환경 개선 △교육 연구여건의 획기적 개선 △전문화된 행정체계 구축 △송도 국제화 복합단지의 성공적 추진 △건실한 재정확보를 연세의 앞날을 위한 주요 과제로 제시하면서 임기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임기를 시작한지 넉 달이 되어가는 지금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느낄 수 있는 변화는 ‘Standing Proud’에서 ‘the First & the Best’로 바뀐 연세의 깃발들과 ‘품위있는 개혁’을 하겠다는 선언 정도이다. 송도국제화 복합단지는 이제 인천시의회 승인이 나서, 어떻게 구성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공청회와 간담회가 열리고 있지만 공청회나 간담회에서 학교 측은 공식적으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적으로 어떠한 학사 단위가 갈 것인지, 어떠한 형태의 캠퍼스가 건축이 될 것인지, 아무런 청사진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른 과제에 대해서도 외부에서 느낄만한 변화는 나타난 바가 없다. 등록금은 올랐고 총장이 아카라카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벤트는 있었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품위있는 개혁’을 이루기 위한 어떤 초석이고 시발점인지 구성원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the First & the Best’가 과거의 연세를 상징하는 캐치프레이즈인지, 연세의 미래상을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구성원들의 머리 속에는 아무런 미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구성원들이 새롭게 부임한 지도자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정책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시기는 보통 일 년 정도일 것이다. 단발성이 아닌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세우라고, 실리와 명분을 가늠하라고, 또는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어떠한 이유에서건 신임 총장과 구성원들 사이의 황금과도 같은 넉달이 지나갔다. 우호적인 일년의 삼분의 일이 지나갔고 학교의 특성상 이제 방학이 시작되면 눈 깜박할 사이에 삼분의 이가 지나갈 것이다.

장기적 전략과 이에 따른 비전에 근거한 미래가 돼야 함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략과 비전만 논의하면서 단기적인 책략이나 전술을 미룬다면 품위는 갖추더라도 개혁은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성원들은 명분과 실리를 함께 갖춘 실제적인 변화를 기대하면서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를 연세의 개혁과 변화에 있어 하향의 변곡점이 아닌 상승의 변곡점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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