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가 비전 2020에 따라 ‘Yonsei, the first & the best'의 슬로건 아래 세계적인 교육, 연구기관으로 우뚝 서기 위해 ’섬김의 리더십‘을 비롯한 ’연구 프론티어‘, ’혁신과 안정된 재정기반‘의 세부지표를 수립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공문을 받았다. 모두 연대구성원들이 바라는 지표일 것이다. 모두 노력한다면, 연세대가 the first & the best 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불현듯 무엇에서 the first 이고 무엇에서 the best 인지 궁금해졌다. 

 연구나 재정이 ‘최초’이고 ‘최고’라면 그것은 무슨 뜻일까? 아니, 섬김의 리더십이 ‘최고’이고 ‘최초’라면, 그것은 무슨 뜻일까? 점점,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의 조합들이 머리 속에서 그려졌다. 심리학자로서 만일 이런 비전에 따라 살아가게 되는 인간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보통의 인간이 the first & the best 의 슬로건을 따라 생활하고자 한다면, 어떤 행동과 심리를 보일까? 만일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주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성경에 먼저 된 자, 나중 되고, 나중 된 자 먼저 될 것이라고 했다. 섬김의 리더십을 보이는 자는 항상 나중 되고 가장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리더이다. the last, 그리고 the modest 의 행동이다. 또 성경 말씀에 따르면, the first & the best 가 되려는 자는 the last & the worst 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연세대가 세계적인 교육 연구기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섬김의 리더십’은 스스로를 the last & the worst 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에서 나올 것 같다. 슬로건을 따라야 하나, 성경 말씀을 따라야 하나 고민이 된다.

섬김의 리더십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가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면, 우리의 슬로건은 the last & the worst 가 되어야 한다. 겸손한 마음에서 자신을 가장 낮추고 남을 섬길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누구나 the best 라고 말해 줄 수 있는 the second 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준 the first는 예수님일터이니 말이다.

황상민(문과대·발달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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