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총학생회(아래 서울대 총학)가 강의평가 공개를 위해 나섰다. 서울대 부총학생회장 박진혁(경제학부·05)씨는 “교수들의 강의를 총학생회 차원에서 평가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의 강의평가는 우리대학교와 같은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 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 인터넷 상에서 강의평가를 하면 성적이 공지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평가 결과가 학생들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과목 담당 교수와 학과장, 단과대 학장에게만 전달돼 문제가 제기돼 왔다.

서울대 총학은 이에 강의평가 공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학교에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이를 거절해 결국 서울대 총학은 차선책으로 자발적으로 강의평가를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서울대 총학은 이번 1학기부터 평가된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 서울대 부총학생회장 박씨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 주관식 문항을 마련하고 평점과 순위 등을 프로그램 상에 게재 할 것”이라며 “현재 학내 동아리에 위탁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서울대 학생들이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아무개(경영·07)씨는 “강의평가는 학생 포탈 등에서 현재도 충분히 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교수들 기분만 나쁠 것”이라며 “전수조사가 아니라 수업에 불만이 있는 학생들만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보였다. 
우리대학교 총학생회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된 ‘2008 교육요구안’에도 ‘강의평가를 개선하라’는 항목이 있다. 하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태다.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진 정도다.

중운위에서는 현재 강의평가가 △평가 항목이 부족한 점 △시험 후 일률적으로 진행해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 △주로 객관식으로 평가돼 진솔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중운위는 △현재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의평가를 공개하는 방법 △학생 주도로 수업 중 강의평가를 해 사무실에 제출하는 방법 △학기 중 교수와 학생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중간평가’를 진행하는 방법 등의 대안을 모색 중이다.

부총학생회장 조을선(정외·05)씨는 “공개로 인한 교수사회 내의 무한 경쟁이 꼭 필요한 것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라며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 고민을 통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씨는 “이번 학기 혹은 2학기 전에 강의평가 공개를 진행할 생각이 있다”며 “서울대가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대학교 학생들도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박한솔(법학계열·08)씨는 “강의에 대한 정보를 공식적으로 접할 수 없어 이번 학기에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지 못했다”며 “강의평가가 공개된다면 강의를 선택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영수(화공·07)씨는 “재임용과 관련된 공식적인 강의평가가 아니라면 교수들은 이전과 똑같이 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pooh011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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