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내기만 하고 피드백은 없어 학생들 불만

과제 피드백 필요성은 알지만 현실적 어려움 있어

중간고사 이후 보고서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많은 학생들이 보고서에 대한 부담을 갖는다. 학생들은 보고서를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지만 교수에게 제출한 후에는 단순히 점수만 찍혀 나올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보고서가 어떻게 평가됐는지 알 수 없어 불만이다. 

대학 입학 이후 지금까지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수강과목에서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보지 못했다는 김수지(영문·07)씨는 “과제에 피드백이 없어 똑같은 실수를 다시 하게 된다”며 불만을 표했다. 또한 과제에 대한 평가로 성적이 매겨지기 때문에 과제 첨삭이 부족할 경우 학생들은 평가에 대해 충분히 납득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김인선(사회·05)씨는 “보고서를 냈는데 채점만 하고 보고서를 돌려주지 않았다”며 “과제에 대한 첨삭이 없어, 채점 기준을 알 수 없었고 일방적으로 점수만 통보받는 것이 불만스러웠다”고 말했다.

사실 원활한 과제 피드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서상규 교수(문과대·국어학)는 “교수에게 과제 피드백을 받는 것이 학생들의 당연한 권리라는 것은 알지만, 현실적으로 수업 이외에도 연구와 행정업무가 있기 때문에 과제에 첨삭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대형강의의 경우 과제 피드백은 현실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대학교에서 교양강의를 하는 김아무개 강사는 “인원이 많은 경우 개별적인 첨삭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6년 문과대 학생회는 ‘과제 돌려받기 운동’을 실시했다. 문과대 학생회는 교수들에게 과제 돌려받기 운동의 취지를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내고 학생들에게는 보고서 앞 장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과제 피드백을 요구하도록 했다. 당시 운동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엘리베이터와 교수연구실 문에 과제첨삭을 한다는 안내문을 붙일 정도로 적극 참여해주신 교수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과제 돌려받기 운동은 우리대학교를 시작으로 서울대, 성균관대 등 전국적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과제 돌려받기 운동이 전개되지 않아 현재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문과대 학생회는 오는 2008년도 2학기부터 과제 돌려받기 운동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러한 과제 돌려받기 운동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입장도 있다. 양승함 교수(사회대·비교정치)는 “과제 피드백에 대한 학생들의 권리는 인정하지만 이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과제를 가져가라고 했을 때 받아가는 학생은 2~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과제를 돌려받는 학생들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제 피드백이 원활하게 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이번 학기에 개설된 설혜심 교수(문과대·서양사)의 ‘지도와 역사’ 과목은 학생들 사이에서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수업으로 유명하다. 설 교수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서평에 대해 전체 학생 앞에서 피드백을 하고, 기말고사 리포트는 개인 면담으로 첨삭을 한다. 설 교수는 “모든 학생들의 보고서를 세세하게 첨삭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좋아지고, 자기검열이 철저해져서 이같은 수업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업을 듣고 있는 김성관(사학·05)씨는 “꼼꼼한 첨삭을 통해 실수도 개선할 수 있고 수업에 더 잘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제에 대한 피드백은 교수와 학생 모두가 동의하는 학생의 기본적 권리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과제 피드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학생들의 학습권은 여전히 침해당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제 돌려받기 운동과 동시에 교수 근무여건을 수업 중심으로 변환하고, 대형강의 수를 줄이려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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