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단 티켓 값 인상이 불씨... 총학생회 주최-응원단 주최 아카라카 따로 열릴 예정

우리대학교 총학생회(아래 총학)와 응원단이 따로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아래 아카라카)’ 행사를 열 상황에 처했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는 지난 9일 의결을 통해 총학 주최의 대동제 공식일정에서 응원단이 진행하는 아카라카를 빼고 대체 아카라카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열린 중운위에서 응원단은 아카라카 티켓 값을 7천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안을 공개했다. 인상의 구체적인 근거로 △150% 인상된 연예인 섭외 비용 △질 좋은 음향과 무대 설치 비용 △행사 진행을 전문적으로 맡을 경호업체 계약 비용을 들었다. 이에 대해 학생 대표들은 크게 반발했다. 일방적으로 50%에 육박하는 비용을 올린 것과 ‘일단 하고 보겠다’는 식의 예산 편성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응원단은 티켓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논의는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중운위는 티켓 값 인하를 위해 학교와 교섭해서 응원단에 1천만 원 정도의 교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응원단은 △교비 지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 △총학이 1년 단위임을 고려할 때 지원이 단발성이 될 것을 이유로 들어 제안을 거절했다. 대신 투명하게 재정을 집행하기 위해 아카라카 후 예산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자리 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문제들에서 학생대표들과 응원단간에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중운위 이후 상경·경영대 학생회 ‘하늘路’와 사회과학대 학생회 ‘사과상자 with 로시난테’가 대자보를 통해 응원단을 비판했다. 사회대 회장 송시원(정외·06)씨는 “대학 축제에서 학생들에게 돈을 받는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새내기의 경우 대동제 비용까지 5만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여론도 형성됐다. 박정현(경영·04)씨는 “티켓 값이 5천원이었던 지난 2004년보다 가격 대비 서비스가 2배정도 향상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고, 이다혜(정외·07)씨는 “너무 비슷한 가수들만 초청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확실히 공연 질이 좋아진다면 3천 원 정도 오르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 9일에는 이 문제에 대한 비상중운위가 열렸다. 학생대표들은 아카라카를 대동제에 속한 행사로 규정하고, 특별자치기구인 응원단이 모든 학생단체들에 대한 관리와 견제기능을 갖고 있는 총학의 전달 사항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재확인했다. 또한 비슷한 수준의 연예인들을 섭외한 타 학교들은 학교의 지원금과 학생회비로 재정을 충당한다며 아카라카에 입장료를 받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중운위는 응원단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의 내용은 △올해부터 아카라카의 예결산을 학생들에게 인준받을 것 △아카라카의 결제는 총학이 집행하고, 남는 부분은 학생들에게 환원할 것 △아카라카의 기획을 총학이 주관하고 그 중 응원제 행사만 응원단이 담당할 것 등이었다. 타 대학교들의 경우 총학이 주관하는 연예인 초청 행사를 우리대학교는 응원단에 맡겨왔지만 티켓 값 인상 등의 폐해가 발생하고, 학생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행사 주관을 총학 담당으로 재규정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응원단 측은 크게 반발하며 이미 예정됐던 단체 티켓팅과 자리 배분을 모두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티켓을 개인 티켓팅으로 돌릴 것이며 선착순으로 입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상중운위 후 응원단 측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응원단 계좌로 입금한 과·반 학생회의 경우 단체 티켓팅을 허용하고 추첨을 통해 반별 구역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원단장 김승훈(정경경영·03)씨는 “아카라카는 대학 최고의 축제인 만큼 학생들의 기대를 꺾고 싶지 않아 티켓 값을 인상했다”며 “응원단이 3개월 간 힘들게 준비한 역사와 전통의 행사를 총학이 가져가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회의나 협상이 아닌 극단적 통보에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총학생회장 조을선(정외·05)씨는 “현재 응원단은 심의·의결과 같은 견제 없이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며 “폐쇄적인 권력구조를 가진 응원단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연예인 행사에 불과한 아카라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학과 중운위는 각 자치단위들과 함께 15일(목) 열리는 응원단 주최의 아카라카 행사에 협조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동환 기자 pooh011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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