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대학(아래 사회대)에 교수·교직원·학생이 정기적으로 만나 단과대 내의 문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대화공동체인 ‘연희마루’가 신설됐다.

연희마루는 ‘사회대에 평의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사회대 학생회 ‘사과상자 with 로시난테(아래 사과상자)’의 공약에서 시작됐다. 사과상자는 이 공약의 실현을 위해 학교 측과 대화해 나갔고 ‘사회대 평의원회팀’을 구성했다. 사과상자는 결국 대학평의원회와는 성격이 조금 다른, 사회대 구성원들이 만나 의사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설립해 냈다.

제1차 연희마루는 지난 4월 11일 열렸다. 이 회의에는 사회대 학장·부학장·각 학과 학과장 등 8명의 교수와 사회대 사무실 과장·주임 등 2명의 교직원, 사회대 학생회장·부회장·반 대표 2명·과 대표 2명 등 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사회대자치단체연합은 회장이 뽑히는 대로 학생 대표로 참여하게 되며, 대학원의 참여는 보류된 상태다. 앞으로 연희마루는 한 학기에 2번씩 정기적으로 열리게 되고, 사안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소집이 가능하다. 

첫 회의에서는 주로 연희마루의 구성과 절차를 다룬 회칙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사과상자는 연희마루의 공식화를 위해 회칙을 확정하고자 했지만, 일부의 반대로 회칙이 제정되진 않았다. 사회대 학장 양승함 교수(사회대·비교정치)는 “연희마루는 대학과 학생회 간에 요구와 건의사항 등 여러 격의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모임”이라며 “내 임기 동안은 유지되겠지만, 영구적이지도 않고 어떤 구속력을 갖는 단체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회대 부회장 주원탁(신방·06)씨는 “공식적인 기구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우선은 사회대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연희마루를 어떤 형태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제시된 ‘대학평의원회’식 모델과 ‘경청-연세예론(아래 경청)’식 모델에 대해 연희마루는 경청식의 토론 자리를 갖는 것으로 결정했다. 경청은 대학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민주적인 공동체로서 전망과 화두를 뚜렷이 하는 학풍 수립을 위해 정치외교학과 이신행 명예교수(우리대학교·정치이론및사상)를 중심으로 지난 2001년 만들어진 논단이다.

하지만 연희마루는 경청과 일정 부분 차별성을 지닌다. 사회대 부회장 주씨는 “경청이 단순히 토론에 이은 대안 제시만을 수행해 냈다면, 연희마루는 사회대 공간문제, 학부제 문제, 여학생화장실 문제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해 낼 것”이라며 “또한 대표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논의하는 내용이 사회대에 많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사회대 회장 송시원(정외·06)씨는 연희마루에 대해 “학교와 학생이 토론을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구가 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송씨는 “정기적으로 사회대 구성원들이 만나는 기구가 생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학교 차원의 대학평의원회 구성에 연희마루가 미칠 영향에 대해 송씨는 “제도적인 영향력은 없겠지만, 교수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토론할 수 있는 문화 혹은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pooh011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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