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 일 동안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안양 두 어린이 실종사건은 피해아동과 130m의 거리에 사는 지역주민의 유괴 살인으로 밝혀졌다. 전국적으로 공개수사를 해도 진척되지 못했던 용의자 검거는 한 예비군의 제보에 의해 실마리를 찾았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어린이 실종사건은 2006년 7,064건에서 2007년 8,602건으로 1,538건이 증가하였고, 미 발견 아동은 2006년 10명에서 2007년 59명으로 늘어났다. 아동 성폭력 사건도 이에 못지 않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해바라기아동센터는 성폭력 피해아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4년 6월 만 13세미만의 피해아동과 정신지체 장애인의 정신과적 치료와 신체적 진료 및 치료와 법적지원을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여성부에서 연세의료원에 위탁해 설립되었다. 그 이후 연간 600명의 아이들의 성폭력 피해 상담이 접수되고 있고 직접 센터를 방문하여 서비스를 받은 아동도 2004년 164명, 2005년 288명, 2006년 329명, 2007년 305명으로 천명이 넘는다. 2007년도에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된 아동성폭력 사건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피해아동의 연령은 만 7세에서 13세 미만이 5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만 7세미만도 41%이다. 가장 어린 연령은 만 20개월의 아동인데 연령의 특성상 피해보고가 객관적이기 어려워 수사진행 및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

피해유형은 추행이 86%로 가장 많고 가해자가 두명이거나 폭력을 동반하여 성추행을 하는 강제추행도 6%나 된다. 준 강간과 특수강간도 1%에 해당하고 성기삽입이 이루어진 강간도 4%를 차지한다.

 어린 아동들을 가해하는 가해자의 특성은 어떠한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해자의 연령은 미성년자가 전체의 43%를 차지하는데 그중에 만 14세미만이 29%로 전체의  1/3을 차지한다. 만 12세미만은 형사소송이 되지 않고 형사소송 해당연령으로 고소가 된다하여도 미성년자여서 강력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해자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75%가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이 25%였다.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는 가족 및 친척이 23%이고 동네사람이 13%, 학교 동급생 및 선후배는 19%, 교사와 강사가 3%에 차지한다. 가해자의 직업은 종교인, 아파트 경비, 어린이집, 학원의 운전기사, 원장, 보호자의 동거남 등으로 다양하다.

 이 글을 준비하며 센터에서 만났던 보호자들이 떠올랐다. 자신의 자녀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던 보호자의 첫 번째 말은  “TV에서만 보던 남의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막상 내 일로 닥치고 나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해요.”이다.

요즘엔 동네 놀이터엔 아이들을 찾아볼 수 없고 학교나 학원의 등하교 시간엔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위해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한다. 24시간 아이들과 자석처럼 붙어서 동행하는 것이 대안일까? 아이들에게 ‘싫어요! 안돼요’를 다양한 상황을 예를 들며 학습시키면 예방시킬 수 있는 것일까? 

4년 전 밀양사건으로 인해 전국 경찰서의 진술 녹화실이 갖춰졌고 2년 전 용산사건으로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이 제정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듯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게라도 조금씩 아동성폭력 사건에 대한 제도가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서울 경기지역에 단 한곳뿐인 아동 성폭력 전담센터가 좀 더 확장돼야 하고 전담센터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더 양성돼야 한다. 또한 가해자 검거와 처벌을 위한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수사가 실시되고 가해자를 교정 치료할 수 있는 법적 제도도 필요하다.  순간 타올랐다 식어버리는 냄비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제도가 갖춰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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