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답한다. ‘나름’ 행복하다고. 그리고는 덧붙인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면, 앞으로 더 행복해질 것 같다고.

입시에 시달리는 고등학생은 수능이 끝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행복할 것이라 기대한다. 세상의 등쌀에 떠밀려 영어공부에 매진하는 대학생은 토플시험 고득점이 행복의 지름길이라 여긴다. 후보 등록을 마친 총선 출마자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온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 할 것이다. 온 국민이 경제 성장을 외치고 대통령도 경제를 살리겠다고 발 벗고 나선 지금, 사람들은 경제가 살아나면 지금보다 훨씬 큰 행복감을 맛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꿈꾼다. 대학에 합격하면, 만점짜리 토플 성적표를 손에 쥔다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과연 사람들은 행복해질까? 다른 것은 모두 배제한 채,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 따르면,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다. 사람들은 무언가 얻게 된 후 자신이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정작 성취한 후의 행복감은 기대한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들의 결과다. 전 국민의 지상 최대 목표가 돼버린 ‘경제 살리기’도, 설령 된다 하더라도 생각만큼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이다. 

행복이 어떤 것인지 단박에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인지 분명히 말할 수 있을 사람도 없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로울 당신의 미래가 기대하는 것만큼 행복하지만은 않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 곱씹어본다. 사람들은 ‘나름’ 행복하다고 했다. 그들이 느끼는 나름대로의 행복과 그들이 기대할 더 큰 행복은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 순간 느끼는 그들 나름의 행복이 진짜 행복일지도 모른다. 정답은 없다.

‘경제’ 때문에 자장면 가격을 옭아매지 않아도, 자장면 한 그릇에 사람들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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