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페톤스의 멤버 노셸씨(좌)와 사요씨(우)

봄꽃들의 탄성과 함께 백양로를 폴짝거리고 싶은 당신, 어울릴만한 배경음악이 없어 고민하지는 않는지?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 줄 색다른 인디모던락 밴드를 추천한다.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귀여운 목소리 몇 스푼, 낙천적인 수다 몇 스푼, 특별한 악기 몇 스푼을 합치면 당신을 춤추게 할 마법의 묘약 완성!

즐겁다면 까만별이 되어 누가 알아채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그룹 ‘페퍼톤스’는 두명의 남자 멤버 노셸과 사요로 이뤄졌다. 현재까지의 앨범 대부분 DEB과 연희가 객원보컬로 참여했다.

페퍼톤스 음악 속에는 아이들의 목소리나 성악가의 음성변조, 게임기에서나 나는 “삐용삐용”소리 등 갖가지의 효과음이 들어간다. 이는 즐거운 음악을 만들기 위한 페퍼톤스의 위트다. 삶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명랑한 음악을 지향하는 그들에게 음악은 그 무엇보다도 값지고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그래서 인지 어렸을적 텔레비젼에서 울려나오던 만화음악, 갖가지 효과음이 만발하는 멜로디와 흡사하다. 이들이 애니메이션, 게임 사운드트랙의 마술사 ‘칸노 요코’와 시부야계의 대부인 ‘피치카토 파이브’, 같은 풍의 ‘심벌즈’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좀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음악을 통해 먼저 연주하는 자신이 즐겁고 운이 좋아 듣는 이 까지 즐거울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하는 당찬 그룹 페퍼톤스, 낙천적인 음표들로 듣는 이를 언제까지나 마음껏 간질여주기에 충분하다.

만화 ‘피너츠(스누피)’에서 담요가 없으면 패닉에 빠지는 귀여운 소년 ‘라이너스’. 이름처럼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의 음악은 담요를 옆구리에 낀 앙증맞은 라이너스와 꼭 닮았다. 이상준, 이용석, 왕연진, 이렇게 세 식구로 꾸려가는 이 그룹은 그야말로 삼당백이다. 각자가 맡은 주 악기 외에 다른 밴드들이 사용하지 않는 신기한 소리들을 분담한다. 연진씨가 노래하며 키보드를 치는 것은 물론, 피리를 불고 방울을 흔드는 등 다채로운 모습이 연출된다. 바쁘게 움직이는 세명의 손과 발이 음악을 이루는 셈이다.

라이너스의 담요는 CF와 영화음악으로 쓰이며 완성도를 인정받은 곡들을 여럿 뽑아냈다. 이제는 ‘큐티팝’이라고 따로 불릴 정도로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팬들에게 각인시킨 진짜 음악가들로 변신했다. 흥겹게 걷는 그들의 발걸음에 맞춰 한 번 삶의 작은 행복들을 함께 노래해 볼까.

이제 남성성의 전유물인 것만 같았던 ‘락’은 옛 모습을 던지고 ‘모던락’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나의 장르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는 아니지만, 대중과 가까이 만나는 인디밴드들 사이에서 그 경향은 더욱 또렷하다.

변화된 모던락의 특징 중 하나는 주 보컬들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왠지 락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풋풋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페퍼톤스의 경우 남성멤버들이 보컬로 참여할 때에도 흥얼거리는 듯한 창법에 크게 변화가 없다. 이러한 독특한 목소리 덕에 다소 과장된 듯한 멜로디를 누구나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신생 모던락은 피리, 실로폰, 방울, 카주(아이들의 장난감으로 흔히 사용되는 관악기의 일종으로, ‘뿌-’하는 익살맞은 소리를 내는 악기)등 다양한 악기들이 멜로디를 채운다. 전자기타나 베이스의 음색도 화려하지 않고 담백하다.

많은 장르들의 개성을 섞어 완성된 이들의 음악은 질척한 사랑노래에 질려버린 팬들의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만화의 주제곡처럼 통통 튀는 멜로디들, 소풍을 떠나고 싶게 하는 노래가사들, 대학생활의 설레는 첫발자국을 뗀 당신에게 마법의 묘약  한방울을 권한다.

/글 김규진 기자 loveme@
/사진 김지영 기자 leuph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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