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칼럼]

‘첫사랑, 그리고 마지막 사랑’

영화 <도쿄타워>에 나타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뒤집어 보면 처음과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자식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영화를 보면서 국민  혹은 학생들의 처지도 어머니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선거철과 임기 초만 되면 저마다 ‘사랑하는 국민, 학생 여러분’을 외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초심을 잃고 ‘불효’를 저질러 임기 말에 이르러서야 후회하는 이들을 우리는 수도 없이 목격해오지 않았던가.

주변에서 모든 것이 새롭게 출발하고 있다. 먼저 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경제만 살리면 되지”라는 세간의 빈축이 취임식을 통해 ‘실용과 선진화’로 그럴듯하게 옷만 바꿔 입은 듯한 걱정이 들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은 분명하다.

학내에도 새 얼굴이 대거 등장했다. 김한중 총장이 품위 있는 개혁을 내세우며 우리대학교를 이끌게 됐다. 편입학 문제와 부진했던 각종 평가 등으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되풀이 된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해결책도 시급하다. 경쟁대학의 등록금 인상 추세를 내세우며 학생들의 이해를 강요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학교와 학생의 간극이 더욱 심해지기 전에 대화의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45대 총학생회도 ‘학생권’을 표방하며 첫발을 내딛었다. 선거 기간 수많은 공약으로 학생들의 선택을 이끌어낸 것을 넘어서 실제로 실천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공약이 표를 더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던 과거 총학들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연세춘추」 역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운운하며 요란한 첫사랑을 시작할 마음은 없다. 다만 「연세춘추」와 독자와의 소중한 관계에 대해서 담담하게 성찰해볼 뿐이다. 되돌아보면 유난히 떠들썩했던 지난 2007년 이었다. 컴투게더, 비정규직 관련 기사와 칼럼이 문제되면서 소위 ‘의식 있다는’ 일부 학생사회에서 “다시는 춘추 안보겠다”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본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이로 인해 상처받은 독자가 있다면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연세춘추」는 학내 유일의 공식 언론으로서 독자와 관계 맺는다는 데서 존재의 당위성을 갖는다. 독자에 대한 「연세춘추」의 사랑이, 또한 연세인에 대한 학교와 학생회의 사랑이 단지 첫사랑으로 그치지 않도록 우리는 언론의 사명을 다할 것이다.

                                                                                                         / 편집국장 손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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