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부침개', 화려한 인맥의 소유자 이준태씨

이준태(정외/경영·05)씨는 이번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05, 06학년도에는 상경10반 회장이었다. 이렇게 그는 과반학생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평소 하루 일과에 대해 물어보자 말해 줄 수가 없단다. 날마다 너무나 다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그  역시 대학 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는 인간관계 때문에 방황하기도 했다.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이 이기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고 잠깐만 안보면 소원해지는 것에 덧없음도 느꼈다. 그러나 특유의 능동적인 태도로 극복해냈다. “열심히 공부해야 성적이 잘 나오듯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음을 다해야 좋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에는 긴 시간 같은 학급, 같은 학교에서 지내기 때문에 그 비교적 자연스러운 인간관계가 이뤄진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그렇지 않다. 직접 나서서 찾아야만 한다. 학교 다니면서 틈틈이 쌓아온 인간관계가 방학을 맞으면 만날 기회가 적어져, 자연스레 멀어진다. “서로 잘 안 보게 되면 멀어지는 건 당연하죠. 대학생이면 이제 어른이잖아요. 더 이상 남이 정해주는 틀에 박혀서 그 속에서만 이뤄지는 인간관계에만 집착하면 안 되죠. 구조적인 환경을 문제 삼으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요. 자신이 능동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씨의 인터넷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는 330여 명이다. 휴대전화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번호의 개수는 1180개에 육박한다. “이분들을 다 기억하나요?”라 묻자 “사실 이름을 잘 외우지는 못하는 편이예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만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한번 만난 사람과는 그 다음에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는 편입니다. 조모임을 함께 한 학우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업시간에 펜을 빌린 사람에게라도 간단한 안부를 물으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눠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지나가던 후배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이 씨는 “친한 동생인데, 거의 뭐 내 아들이에요”하면서 웃었다.

고시생 신씨, "많이 외롭지는 않아요"

전형적인 고시생의 삶을 살고 있는 신 아무개(경영·02)씨.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학기에 복학해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기상, 등교, 식사, 하교시간은 거의 일정하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도에서 공부를 한다. “산책을 하든 휴게실에서 신문을 보든 거의 혼자 있죠. 그나마 1학년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 네댓 명 정도랑 같이 다니는 것이 전부죠.”
군대에서의 2년은 인간관계를 축소시켰다. 고학번이라고 인식하게 되니 놀든 공부를 하든 ‘목적지향’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동아리도 하고, 연애도 하고 학교생활 재미있게 하는 후배들보면 부럽긴 하지만 걔네도 곧 저처럼 될 건데요 뭐(웃음)”
친구보다는 당장 닥친 취업에 더 신경이 쓰인다는 신씨.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 정말 불안하지만, 시험에 합격하면 한방에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버팁니다” 또한 매일같이 구석에 박혀서 책만 파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군 제대한 복학생이 한 둘이 아니고, 고시생도 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그들과 뭉치죠”
저학년 때는 술자리에 편한 마음으로 자주 나갔었다. 그러나 이젠 ‘눈치가 보여서’ 집에서 혼자 마신다. ‘늙은 애들’ 여러 명이 우르르 모여서 술 마시기도 좀 우울하니까. “혼자서라도 마시는 이유가 뭐예요?” “그야말로 고독해서죠” 덕분에 혼자 있는 시간은 날로 늘어난다. “가끔 소외감이 들 때도 있지만 많이 외롭지는 않습니다. 다들 그러니까요. 이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딱히 노력하지는 않아요.”
복학생이 그리는 대학생활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생이 그리는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현실적이다. 인간관계도 그저 놀고 즐기는 친구보다는 좀더 미래에 도움이 될 ‘자원’의 개념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에게 학교란 어떤 공간이냐고 묻자 “질 좋은 인맥을 구축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교수님들이 전해주는 지식보다도 일정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을 사귈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저도 그 수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요. CPA가 되려는 것도 그런 노력 중 하나일 수 있죠. 나중에는 사람 하나하나가 다 자원이 되니까요.”

/박수연, 이지숙 기자 bright@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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