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연세문화상 시 부문 당선 소감

사회과학계열 1년 신진용

  이번에도 나는 제대로 된 시를 쓰지 못했다.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고 또 적었지만, 그 모든 것들은단순한 낙서에 불과했다. 시가 아니라 토사물을 쏟아놓는다는 자책감이 내 혀를 짓눌러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시란 단순한 배설의 통로에 불과한가? 나는 무엇 때문에 조심스러운 손길로 시의 문을 두드리는가? 수많은 질문 중 단 하나의 질문도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오랜 시간 침묵하게 되었다.
 결국, 이번의 ‘끼적임’은 침묵의 부산물 중 하나일 뿐이다. ‘쓰지 못하는 괴로움’을 ‘씀’으로써 상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이 얄궂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나에겐 고통을 담담히 받아들일 인내도, 상처를 헤집을 용기도 없다. 그저 환부를 가리키며 울상을 지을 뿐. 나의 ‘기웃거림’이 어서 끝나기를 바란다. 아니, 이 기웃거림의 시간이 시를 위한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기를 원한다.
 또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시를 쓰게 될 때까지는.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다시금 펜을 집어들 것이고 괴로워하며 무언가를 적을 것이다. 이 같은 괴로움의 반복을 통해 진실한 시를 쓰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졸렬한 글에 수상의 영광을 허락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연세 춘추에 감사를 표한다.

 

2007학년도 연세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 소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3년 허윤

외국에서 자란 내가 한글로 글을 쓰겠다고 한국에 온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글쓰기와 나 사이에 놓인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혀 보겠다고 이곳에 왔는데, 참, 무엇이든 쉽지가 않다. 외국에서 잘 살다가 웬 국문학 전공? 이란 말은 하도 들어서 이제는 귓구멍에 새끼손가락을 넣으면 딱지가 만져진다.
  1년이 넘도록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내가 아무 말이나 걸어주기를 멍청히 기다렸던 한글2004에게 참 미안했다. 무언가를 쓰려고 할수록 그 무엇도 쓰기가 싫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수리에 날카로운 번개를 맞고 나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신들린 듯 한편의 글을 완성시켰다. 그것이 바로 『현기증』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나는 아무것도 못 쓰고 있다.
  나는 말이라는 것이, 언어라는 것이 참 싫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소설이 글이 아니라 느낌 덩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덩어리.
  좋은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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