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대 총학생회와 19대 총여학생회의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5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대선과 맞물려 학내·외적으로 단연 선거가 화두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작년과 다르게 선본이 많이 나왔다. 신촌캠퍼스의 경우 작년에 출마한 선본이 단 2개였던 것에 반해 4개나 나왔으며, 이번 주에 선거가 치러질 원주캠퍼스의 경우 2년 만에 단선에서 벗어나 경선체제로 돌아섰다. 다만 몇년 째 단선인 총여학생회는 아쉽다.
전반적으로 이번 45대 총학생회 선본들을 보면 최근 몇 년의 모습과는 달리 각 선본들의 다채로운 공약들이 눈에 띈다. 물론 작년에도 ‘중앙도서관 모기 박멸’ 등의 특이한 공약이 있었지만 사실상 그보다 더 두드러졌던 것은 ‘운동권/비권’  이분법 속에서 이뤄진 상호 비방 전략이었다. 서로의 공약을 정당하게 비판하며 연세사회의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려는 모습은 없었다. 선본이 여러 개 출연한 것이 아니라 단 두 개였기에 이 도식은 더 유효했다.
올해는 다르다. 무려 4개의 선본이 출마했으며 각 선본들은 운동권/비권이라는 이분법적 논리 보다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지닌 공약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학생들의 저조한 관심이다. 차라리 12월에 있는 대선에 관심이 있을지언정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속한 집단의 대표를 뽑는 데는 무관심하다. 또한 공약이 이렇게나 많은데도 여전히 운동권/비권 도식에만 집착하는 학생들도 이따금 보인다. 이 때문에 요즘의 총학생회 선거의 특징을 꼽으라고 하면 복지 공약의 강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교육 투쟁과 관련된 공약은 있어도 이를 그리 크게 내세우지는 않고 있다.
이번 선본들은 세부 공약들이 상당히 많으므로 여기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공약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1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특히 학생들이 정책 자료집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고 포퓰리즘적인 공약을 선정적으로 내건채 현실적인 상황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는 매우 무책임한 행동일 것이다. 더불어 각 선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1주일의 유세기간동안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확실히 어필해야 한다. 그동안의 총학생회 선거가 이미지즘에 의존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라며 네거티브 전략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 역시 각 선본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공약을 실현시킬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봐야한다. 또한 지난 44대 총학생회를 보면서 어떤 총학생회를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난 44대 총학생회는 학생 총투표를 실시하면서 과정상의 비민주성을 지적받았고, 지난 1576호 「연세춘추」에 실린 설문조사에서는 저조한 공약 이행율로 비판받았다. 이에 대한 책임은 과연 총학생회에게만 있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그러한 총학생회를 뽑은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유세기간 동안 각 선본의 공약을 유심히 살펴보고 오는 23일 열릴 정책 토론회에 많은 참여를 해서 주체적인 선택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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