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을 앞두고 ‘격동의 11월’을 보내며 한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예상했던대로 후보 자질 검증과 정당성 논란과 통합의 명분 논란이 가시화되는 사이에도 대학생은 없다. 과연 우리는 대선의 소용돌이에서 비켜나 어디서 무얼하고 있나.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비율이 절반도 안된다고 한다. 전체 실업률은 10%, 26세 미만 청년실업률은 26%에 달하고 이것이 조만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세상은 우리를 88만원에서 119만원 사이의 임금을 평생 받으며 살아갈 이른바 ‘88만원 세대’라고 말한다.
정말 취업이 이토록 어려운 것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친구들은 학점과 토익에 매진 중이고, 간간이 취직했다는 선배들의 소식과 졸업 이후 이유없이 연락이 두절된 선배들이 떠오른다. 대학 문화도 경직돼 어느새 학회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그 자리를 취업스터디와 공모전 대비 동아리가 메워나간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은 조용하다. 청년실업 문제에 분통을 터뜨리지만 총학생회 선거에 등록금 협상이나 실업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 딱지만 붙으면 진절머리를 낸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들이 만든다는 학내 신문도, 방송도, 취업문제는 금기라도 되는 양 다루지 않는다.
그 결과 현 정부는 아르바이트에 가까운 비정규직 취업까지 포함된, 체감실업률과는 거리가 먼 실업률 통계를 내보이며 ‘눈 가리고 아웅’이고,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도 일자리를 몇 백만개씩 늘이겠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과거 프랑스의 학생들은 높은 실업률과 무너진 대학교육에 반발하며 6·8혁명을 일으켰고, 1987년 한국의 대학생들은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주창하며 행동했다. 하지만 2007년 한국의 대학생은 이제 행동하려 해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조차 모른다. 우리는 ‘연대’ 할 줄 모르고 ‘행동’할 줄 모른다. 정보와 통신은 발달했지만 공동의 의견을 표출하는 능력은 20년전보다 더 퇴보한 것이다. 
탈정치와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살아가는 대학생들, 과거의 민주화와 같은 국가적 대의를 위해서는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직면한 문제를 선거를 통해 해결하려는 관심과 실천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선거철이 다가왔다. 비록 힘을 합치진 못하더라도 투표라는 손쉬운 방법을 통해 우리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지 말고 자신부터 행동하자.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다.

/정소진(국제관계·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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