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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비리그? 원주캠 레지덴셜 칼리지레지덴셜칼리지의 1년을 되돌아 보다
  • 이소진 기자
  • 승인 2007.11.19 00:00
  • 호수 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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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캠은 지난 학기부터 신입생 전원이 교수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밀착형 교육을 받는 ‘레지덴셜 칼리지’(아래 RC)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RC는 1학년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리더를 양성한다는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나 1,400여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그밖에도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운영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등의 잡음 또한 있었다.

레지덴셜 마스터 교수(아래 마스터 교수)와 레지덴셜 어드바이저(아래 RA)는 신입생과 함께 거주하면서 지도자 및 상담자 역할을 한다. RA는 재학생 및 대학원생으로 이뤄져 있으며 RA는 20명 이내의 신입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RA는 신입생과 마스터 교수를 이어주는 중간자 역할을 하며 선배로써 대학생활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이를 통해 신입생만이 아니라 RA들도 리더십의 자질을 키울 수 있다. 두 학기 째 RA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수(정경경제·04)씨는 “내가 담당하는 신입생들을 관리하면서 나 또한 리더십이 향상되고 책임감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초에 RC는 ‘교수와 함께하는 기숙사 생활’을 골자로 삼았으나 실제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마스터 교수는 기숙사 동별마다 한 명씩 있을 뿐이다. 기숙사 한 동에 수백 명의 신입생들이 거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거기다 마스터 교수의 활동이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아라(컴정공·07)씨는 “상담 받고 싶어서 가보면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다”며 “학교가 RC를 시행하기 위해서 ‘마스터 교수’라는 명칭만 형식적으로 달아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마스터 교수보다는 RA가 누가 배정되느냐에 따라서 신입생들의 RC 생활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RA와 친목을 쌓으며 인간관계를 비롯해 학업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한 학기 내내 RA 얼굴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학생도 있다. ㅂ아무개(컴정공·07)씨는 “1학기 때는 RA가 자주 모임을 갖지 않았는데 이번 학기에는 RA를 잘 만나서 학교생활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교무처는 마스터 교수가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 “마스터 교수는 개별 카운슬러의 개념이 아니다”라며 “개별 상담은 RA들이 담당하는 것이고 마스터 교수는 전체를 지도하는 교수로써 현재 체제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RA의 리더십 역량에 따라 신입생 생활에 차이가 많이 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에 RA 선발 시 리더십에 대해 좀더 엄격한 심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키아’와 ‘리더십 개발’

RC의 프로그램은 2학점이 주어지는 ‘리더십 개발과목’(아래 리더십 과목)과 1학점이 주어지는 ‘레지덴셜 콜로키아’(아래 콜로키아)로 구성된다.

리더십 과목은 1학기와 2학기에 걸쳐 진행되는데 1학기에는 동아리 활동을 비롯해 체육 활동, 명사초청 특강인 매지포럼 등을 모두 해야 한다. 2학기에는 매지포럼 대신 외부 기관에서 2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는 ‘사회봉사 활동’이 추가된다. 신입생들은 이러한 리더십 과목을 통해 1주일동안 활동했던 내용을 일지로 작성하고 마스터 교수에게 보고해 평가를 받는다. 콜로키아는 전공수업을 재미있게 개발한 것으로 1학기에만 개설되며 수강인원을 20명 내외로 제한해 교수와 학생간의 상호교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지난 학기에는 ‘샴페인 속의 과학’, ‘인터넷 생방송’ 등 71개의 과목이 개설됐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상당수 있다. 활동이 형식적이라는 것과 자율성을 많이 침해받고, 콜로키아 수업이 부실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김슬기(사회과학부·07)씨는 “리더십 과목은 진정으로 봉사하는 것이기보다는 학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ㅇ아무개(인문과학부·07)씨는 “콜로키아 과목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교수님이 수업소재를 준비해오지 않으셔서 시간만 때우다 오는 등 엉망이었다”고 말해 부실수업에 대한 대책이 절실함을 나타냈다. 또한 대다수의 학생들이 “동아리활동이나 체육활동까지 학교가 관여하는 것은 간섭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해 자율성을 침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는 올 한해 시행하면서 나온 크고 작은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완성도 높은 RC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콜로키아 수업 부실 문제에 대해 학교 측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하다보니 롤모델이 없어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강의평가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교수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불만사항에 대해 RC를 담당하고 있는 교무처 홍혜련 과장은 “수동적으로 RC에 임한다면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RC 시행 후 여러 긍정적 현상이 나타났음을 강조했다. 일례로 폐쇄적이던 기숙사 문화가 신입생들의 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개방적으로 바뀌었으며 가족을 떠나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해하는 일명 ‘매지병’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줄어들었음을 들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학교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납득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 학교는 RC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 위에서 제시한 긍정적 현상들을 학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소진 기자 thwls517@

이소진 기자  thwls51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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