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성적이 나온거지?”

학기 말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성적은 중간시험·기말시험·과제·출결·발표 등의 학기 중 활동이 집계돼 나타나는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매 학기 많은 학생들이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불만을 갖는다. 이런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다보면 항상 나오는 문제가 ‘교수와의 소통 부족’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국 대학가에는 ‘과제 돌려받기’ 운동이 한창이다. ‘과제 돌려받기’ 운동이란 자신이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에게 제출한 과제를 첨삭 및 평가와 함께 돌려받자는 운동이다. 학생과 교수 간 피드백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학업능률을 올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운동은 성적에 대한 이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촌캠 문과대에서도 지난 2006년 이 운동을 추진한 바 있다.

원주캠의 경우, 대다수의 학생들이 ‘과제 돌려받기’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과제 돌려받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과제를 한번도 돌려받은 적이 없다는 문영돈(정경경제·03)씨는 “제출하고 받는 것이 원래 옳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며 “서로 어떤 것이 부족한지 알았을 때 수업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수업에서 과제를 돌려주는 신상범 교수(정경대·국제관계)는 “과제를 돌려줌으로 인해 학생들의 다음 과제가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학생들에게 채점의 공정성을 알려줄 수 있으며 후에 성적 때문에 찾아올 때 일일이 대답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고 ‘과제 돌려받기’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 /그림 손혜령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과제 돌려받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강의가 많기 때문이다. 원주캠의 경우 1백여 명이 듣는 대규모 강의가 40여 개 정도 존재한다. 이렇게 1백여 명의 학생이 듣는 과목은 학생 수가 많아 일일이 과제를 검토하고 지도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학생들도 어느 정도 의견을 공감하고 있다. 유연호(환경공학·98)씨는 “개인 연구를 하는 교수님도 많은데 일일이 1백여 개 이상의 과제를 첨삭하는 것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규모 강의가 불가피한 궁극적인 원인으로는 전임교원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임교원의 경우에는 학교에 항상 머물기 때문에 분반으로 나눠 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시간강사나 겸임교수 같은 경우에는 연속  및 대형 강의가 불가피하다. 특히 신촌캠을 비롯한 서울권 소재의 대학과는 달리 원주캠은 지방에 있기 때문에 강의를 하러 매번 오가기가 여간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 교원들의 입장이다.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김 아무개 강사는 “다른 학교에서도 강의를 하기 때문에 3시간 연속 강의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생 개개인의 과제를 신경 쓰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주캠 변상원 교무부장은 “수강 인원을 최대 70명 정도로 권유하고 있으나 결국 교원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경우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변 교무부장은 “1백여 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강하는 강의에 대해 교수 또는 강사를 돕기 위해 학생 1백 명당 1명의 조교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과제 돌려받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임교원 부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임교원의 비율과 대형 강의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한 학생들이 과제를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이 과제물을 받지 않으면 자신의 뭐가 부족한지 알 수 없다”라며 “필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든 조건이 완벽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한 교무처장 이인성(정경대·비교정치/지역연구)교수의 말처럼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과제 돌려받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교원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지원과 배려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