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이창우 정기자

나는 연세 사회의 많은 일들을 전하는 취재1부 기자이기에 내 생활은 박진감 그 자체였다. 연고전 농구 경기 당시 고대 측 보이콧 사건부터 총학생회(아래 총학) 선거까지. 학교에 큰 일이 생길 때마다 달려가 당사자들의 말을 듣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보람이 큰 만큼 내가 느끼는 부담감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이번 총학의 ‘총투표’를 다루면서 내가 매주 느끼는 부담은 지금까지와는 그 차원이 달랐다. 이번 사태의 시작을 알렸던(?) ‘총학, 총여 대체 기구 검토 중’ 기사를 시작으로 총학이 제시한 회칙의 분석 및 임시 확대운영위원회와 총학의 ‘2백만원’ 사태 등, 매주 매주가 기사를 쓰기 위한 ‘밤샘’의 연속이었다.
4월 중순부터 연세춘추는 중간고사로 인해 휴간을 했다. 취재의 고통과 밤샘 제작에서 해방됐다는 사실에 나는 잠시 이상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한 행복은 오래갈 수 없었다. 총학 및 여러 단체에서 배포하는 전단지와 플랑의 홍수 속에 객관적으로 여러 단체들의 주장들을 정리해서 알릴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누가 기사를 쓴다고 할지언정 객관적인 기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사를 쓴 사람이 설정한 ‘객관적 기준’을 근거로 발생한 사건들 중에서 선택적으로 보도한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객관적이라고 할지언정 기사에는 특정한 가치관이나 의도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는 것을 알기에 ‘총학, 총여 대체 기구 검토 중’ 기사 이후 최대한 기자의 생각과 판단을 기사에서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춘추에서 추구하는 ‘3주체(학교·교직원·학생)’에 입거한 객관적 보도에 회의를 느낀 적이 많았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취재를 하면서 사건에 대해 자연스럽게 가치 판단을 하게 마련인데, 그러한 나의 생각을 기사에 담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답답함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객관적’이라고 생각되는 기사를 쓴다. 어떤 사건에 대해 내 생각을 기사에서 분명히 드러내는 것도 좋지만 나는 객관적인 기사를 쓰고 싶다.  내 목표는 연세인 한 명 한 명이 나의 기사를 최소한의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삼아 자신의 주체적 생각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디 내 기사가 당신의 소중한 판단의 근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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