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촬영하기 위해선 도로차단이라든지 통행제한 등 경찰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근 부산에서 영화촬영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장소인 해운대의 해운대경찰서가 이런 상황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교통안전계는 도로 통행 제한을 비롯한 교통지도를 담당해 많은 도움을 준다.
교통안전계장 경위 박찬수(53)씨는 “영화촬영에 있어서 요구하는 건 웬만하면 모두 들어주는 방향”이라며 적극적인 협조를 하고 있었다. 또한 박
경위는 “『태풍』의 경우 교통량이 넘치는 광안대교를 3일 동안 전면 통제해달라고 요청해 불가능하단 결론을 내렸지만, 회의 끝에 부분
통제로 영화촬영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생활안전과는 다른 측면으로 영화촬영을 지원하는데 경사 이후봉(41)씨는
“『2009 로스트 메모리즈』의 경우 지구대 촬영을 요구해 사무실을 비워줬고, 경찰복이 필요한 상황에도 여러 번 대여해줬다”며 촬영에 최적의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었다.
한국영화의 심장, 부산영상위원회
최근 부산영상위원회(아래 부산영상위)의 활약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많은 업무를 하며, 그에 따른
부산영상위의 가치도 부상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996년 시작돼 점차 국제적으로 유명한 영화제가 돼가는 1999년 어느 날,
부산영상위는 부산광역시장을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 박광수 감독을 1대 운영위원장으로 하는 창립총회를 가졌다. 그 후 부산영상위는 부산에서
이뤄지는 상당수의 영화촬영을 다방면에서 지원하며 부산이 세계적인 영화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부산영상위원회 로케이션지원팀장
양성영씨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이 부산을 영화의 중심지로 만드는 촉발제가 됐고, 『친구』가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더욱 많은 제작사들이
부산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으로의 영화촬영을 확실히 유치하기 위해서는 제작사들에게 편하고 효율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에 있어서 부산영상위는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작년만 해도 백여 편의 국내외 영화들이 부산영상위의 협조를 얻어 부산 전역과 부산영상위
1층에 위치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의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최근엔 『1번가의 기적』, 『복면 달호』가 부산영상위의 도움으로 촬영을 순조롭게
끝마쳤다.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의 남동쪽 끝에 위치한 부산에서는 영화촬영이 한창이다. 그 영화중엔 세계를 빛낼 국민영화도 있고,
사람들을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는 영화도 있다. 혹은 아쉬움 속에 사그라질 영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영화들은 적은 임금을 받으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스탭들이 모여 이뤄낸 업적이다. 기자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 아무런 불평 없이 집채만한 세트를 홀로
세우는 한 젊은 스탭을 보며 한국영화의 미래는 밝다는 것을 느꼈다. 바로 이 때 부산에서 촬영했던 『엽기적인 그녀』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우연이란 노력하는 사람에게 하늘이 놓아주는 다리입니다’ 이 대사에서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은 ‘영화도시
부산’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