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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머니는 내가 전화번호를 잘 외운다고 친척들 앞에서 자랑을 하곤 했다. 할아버지댁, 외할아버지댁, 삼촌, 고모, 이모, 옆집 전화번호 등등. 다 혹독한 트레이닝의 결과였다. 어머니는 정기적으로 내게 전화번호,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가족들의 이름, 주소들을 ‘주입’ 시켰다. 나는 평생가도 써먹을 일 없을 것 같은 것들을 외우게 하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린 마음은 불평 투성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작년인가, 초등학교 4학년인 사촌 남동생이 아직도 숙모와 함께 등하교한다는 말을 들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이 좀 더 걸리는 거리라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4학년이면 10살도 넘었는데, 거기다 남자앤데 뭘 아직까지 숙모가 데려다줘, 혼자가면 되지. 그러니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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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08.03.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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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집을 나서다 그동안 무심코 보아 넘겼던 달력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습니다. “12장을 언제 다 넘기나”라고 생각했던 때가 어제 같은 데 벌써 12월이 됐네요. 시간 한번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이맘때쯤 되면 매체를 불문하고 각 언론들에서 ‘귀가 따갑도록’ 듣는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라는 말이죠. 뉴스에서도, 신문에서도, 하다못해 ' 연예가○○‘와 같은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도 올 한해는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며 지난 1년을 결산하곤 합니다. 언론에서 바라보는 한 해는 사실 ‘다사다난’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은 ‘새롭거나 특이하며, 흥미롭거나 문제가 되는’ 소식들만을 독자, 혹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그 본질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99%의 평범한 일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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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부장
2006.12.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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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악역’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천성은 게으르지 않은 사람이라도, 공동생활에서는 왠지 자신의 일을 남에게 떠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으니까요.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단위인 가정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대부분의 집안에서 ‘악역’을 맡는 분은 어머니들입니다. 아무래도 어머니들이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머니들은 속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집에서 어머니의 잔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은 바로 접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께서 제게 하시는 잔소리는 어느새 하나의 ‘레퍼토리’가 돼버렸습니다. “집에 오면 옷은 꼭 옷장에 걸어둬라”, “방에서 나올 때는 전등 꼭 꺼라”, “양치했으면 치약은 꼭 뚜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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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부장
2006.11.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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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연두」아이템은 바로 ‘배낭여행’입니다. 배낭여행은 어느 샌가 대학생활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번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대학생들의 미니홈피, 블로그에는 이국의 멋진 풍경들이 그득합니다. 아직 저는 변변찮은 배낭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기에 이런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고 좌충우돌 여행담을 듣고 있노라면(「연두」에도 매주 여행기들이 연재되고 있죠+_+)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집니다. 그런데 배낭여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실제로 몇몇 대학생들은 여행을 하기보단 부모님의 돈으로 여행이 아니라 쇼핑이나 휴양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힘들게 여행하기보단 조금이라도 편한 것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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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부장
2006.11.0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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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조용하던 「연세춘추」편집국에 순간 환호성이 울려 퍼집니다. 2006 정기 연고전의 마지막 경기인 축구에서, 우리 선수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답니다. 흡사 지난 독일월드컵 프랑스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동점골을 넣었을 때를 연상시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옷이 모두 푸른색이라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2006년의 연고전은 사이좋게 2승 1무 2패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 때부터 「연세춘추」편집국은 또다시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고전, 그리고 연고제는 연세대 학생들과 고려대 학생들에겐 1년 중 최고의 축제입니다. 응원단의 구호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선수들의 이름도 힘껏 외쳐보며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풀죠. 물론 연고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수도 없이 많고(저 역시도 지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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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부장
2006.09.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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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담은 책이나 칼럼을 읽다보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잡은 문구가 있습니다.(특히 필자가 외국인인 경우) 바로 ‘구글(Google)에서 ○○○을 검색하면 결과가 이만큼이나 많이 나온다. 따라서 독자들이여, ○○○을 주목하라’ 라는 표현이죠. 그래서 저도 한번 따라 해보겠습니다. 검색어는 이번주 「연두」의 주제인 ‘이미지’입니다. 구글(http://www.google.co.kr)에서 ‘이미지’란 단어로 검색하면 약 133,000,000개 결과들이 검색되고, image로 검색하면 약 1,930,000,000개 결과들이 검색됩니다. ‘0’이 너무 많아서 한눈에 알아보기도 힘들군요. 19억개가 넘는 검색결과가 말해주듯, 이미지는 21세기를 이해하는 주요한 키워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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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부장
2006.09.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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