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일 만에 부활한 미먼(MIMAN), 앞으로의 과제는?

우리대학교 큐브샛연세(CubesatYonsei)’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MIMAN(Monochrome Imaging for Monitoring Aerosol by Nanosatellite, 아래 미먼)이 지난 6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타고 우주로 올라갔다. 이후 75, 누리호 성능검증위성으로부터 사출된 미먼은 우리대학교 지상국과 교신하지 못했다. 이대로 실패하는 듯했으나, 사출 48일 만인 822일 다시 극적으로 교신에 성공했다.

 

▶▶ 우리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12년부터 큐브위성 경연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큐브위성 연구에 앞장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불러온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21일 누리호에 큐브위성 미먼을 실었다.
▶▶ 우리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12년부터 큐브위성 경연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큐브위성 연구에 앞장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불러온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21일 누리호에 큐브위성 미먼을 실었다.

 

최악의 상황을 그려 기회를 만들다

 

우리대학교 연구실은 지난 2012년 첫 큐브위성 경연대회가 개최된 이래로 꾸준히 참가하며 큐브위성 연구에 앞장서왔다. 큐브샛연세팀이 2012, 2017년 큐브위성 경연대회에 출품해 선정된 2개의 위성 모두가 우주로 향했고, 이는 큐브샛연세가 더욱 열정적으로 큐브위성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19, 박상영 교수(이과대·천문우주학)가 이끄는 우리대학교 우주비행제어 연구실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여름에 있을 큐브위성 경연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큐브위성에 대한 열정을 내비친 29명의 학생이 큐브샛연세팀에 합류했다. 그해 봄, 대한민국은 최악의 미세먼지로 고통받았다. 큐브샛연세팀은 최악의 상황을 보고 큐브위성 미먼을 고안하기에 이른다. 박 교수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큐브위성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큐브샛연세팀은 카메라로 서해안을 관측하기 위해 미먼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운용하던 미세먼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완해 미세먼지 현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큐브위성 개발은 결코 쉽지 않았다. 큐브샛연세팀의 학생 대표 강대은(천문·석박사통합14학기)씨는 구성원 대부분이 큐브위성 개발이 처음이다 보니, 모든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미먼을 한창 개발하던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전세계 제조업계 상황이 급변하며 부품 납품이 미뤄지기도 했다. 전력 시스템이 예상보다 1년이나 지연됐다는 사실이 당시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강씨는 모두의 노력으로 난관들을 극복해나갔다고 전했다. 납품 문제도 큐브샛연세팀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덕에 극복할 수 있었다. 강씨는 부품 배송이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부품을 주문해뒀다그 덕분에 충분히 시험한 후 조립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갖은 수난을 딛고 개발된 작은 큐브위성 미먼은 3년이 지난 621일 누리호에 무사히 몸을 실었다.

 

▶▶ 완성된 큐브위성 미먼의 모습. 지난 8월 22일, 사출 48일 만에 우리대학교 지상국은 기적적으로 미먼과 교신에 성공했다.
▶▶ 완성된 큐브위성 미먼의 모습. 지난 8월 22일, 사출 48일 만에 우리대학교 지상국은 기적적으로 미먼과 교신에 성공했다.

 

48일간의 기다림 끝에

 

지난 75, 미먼은 성능검증위성에서 무사히 사출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큐브샛연세팀은 6일 새벽 예정됐던 미먼의 상태정보 수신에 실패했다. 이에 매체들은 카이스트, 서울대와 달리 우리대학교 큐브위성이 실패했다는 보도를 이어갔고, 그렇게 미먼은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럼에도 큐브샛연세팀은 포기하지 않고 지상국을 운용하며 꾸준히 교신을 이어갔다. 박 교수는 사출 후 오랫동안 교신이 되지 않아 실망이 컸다면서도 미먼을 2년간 정성스레 개발해온 만큼 포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강씨 역시 장시간 통신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성이 방전됐을 확률이 크다고 판단했다위성이 충전돼 재가동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장기적인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큐브샛연세는 꾸준히 위성의 상태를 파악하고 미먼과 교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이러한 큐브샛연세팀의 간절한 바람은 기적을 일으켰다. 지난 822, 사출 48일 만에 미먼의 비콘(beacon) 신호가 지상국에 수신됐다. 지상국과 오랫동안 교신되지 않을 경우 통신 시스템을 초기화하도록 설계된 미먼의 초기화가 이뤄져 통신에 성공한 것이다. 박 교수는 교신이 된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번개가 머리에 박힌 듯 놀랐다기쁨의 감동이 가슴에 넘쳤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미먼이 앞으로 미세먼지 관측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도 할 수 있게 됐다.

교신에는 성공했지만 임무를 완수하기까지 남은 과제도 있다. 지구 주변을 돌며 매일 미세먼지 관측 정보를 송신하기 위해서는 태양전지판을 통한 충전이 필수다. 그러나 현재 미먼은 지나치게 빨리 회전하고 있어서 충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에 미먼이 방전되기 전에 회전 속도를 낮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강씨는 현재 미먼은 개발 당시 고려한 최악의 상황보다도 빠른 속도로 회전 중이라며 기존에 마련해둔 감속 전략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큐브샛연세팀은 지상에서 통신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정리한 뒤, 미먼의 속도를 낮출 수 있는 제어 전략을 새롭게 구성할 전망이다.

 

큐브샛연세팀은 지난 610일 열린 ‘2022년 큐브위성 경연대회고급위성 분야에 또 한 번 참가했다. 박 교수는 짧은 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초소형 위성을 기반으로 우주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뉴 스페이스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우리대학교는 미먼을 발사하면서 이러한 뉴 스페이스 시대의 우주 산업을 선도하는 연구 기관임을 확고히 했다. 앞으로도 큐브샛연세팀을 비롯한 우리대학교의 우주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김대권 기자
bodo_shyboy@yonsei.ac.kr
장호진 기자
bodo_ugogirl@yonsei.ac.kr

<사진제공 우주비행제어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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