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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프로그램, 엿보는 재미의 공화국?!
  • 위문희 기자
  • 승인 2006.10.16 00:00
  • 호수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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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세상을 살고 있는 시청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같은’ 세계를 몰래 들여다본다. 바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훌륭한 대리만족의 수단을 통해서다. 모델 지망생들의 모델 입문기를 그린 『도전! 슈퍼모델』 신예 가수를 뽑는 『아메리칸 아이돌』, 부동산 재벌 트럼프가 최고 경영자를 선발하는 『어프렌티스』 세 편은 시즌을 거듭해 시즌 5 까지 제작함에 이르렀다.


TV를 켜면 케이블의 어느 채널에서든지 ‘일반인의 삶을 여과없이 방송해 시청자들이 엿보며 즐길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타인에 대한 감춰진 관심’과 ‘타인의 사생활을 몰래 엿보는 재미’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케이블 채널 역시 이 흐름을 반영해 리얼리티 프로그램 편성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앞다퉈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까닭은 은밀하고 은폐된 인간의 욕구를 카메라의 대담하고 노골적인 기법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간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느 케이블 채널에서든지 접할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온 스타일’을 즐겨본다. 지상파 방송보다 신선하고 솔직한 프로그램을 많이 방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소라씨(인문계열·06). 온 스타일, 동아TV, M.net등의 채널들은 쇼와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혼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보여 단연 인기다. 미국 폭스 TV의 『더 스완』은 『미운 오리 백조 되기』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바 있다. 출연자들이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시청자들이 꿈꾸는 훌륭한 외모에 대한 엿보기 심리와 대리만족을 충족시켰다는 평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평범한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행동을 취할 때 공감과 안도감을 느낀다”라는 김주미씨(법학·05)의 말은 동아TV에서 방영중인 데이트 게임 『베첼러·베첼러렛』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은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카메라에 담긴 남녀의 연애과정이 시청자들로부터 거짓말, 질투, 분노 등 적나라한 인간 본성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낸 덕택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엿보기 심리에 편승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홍수는 진정한 리얼리티의 상실을 야기한다. M.net에서 방영하는 『아이 엠 어 모델』 홈페이지에 작성자 nickbin씨는 “나와 한구석이라도 닮은 누군가가 목표를 달성하면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러나 주인공이 기존 스타의 진행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면 주인공 없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출연자들의 객체화에 불만을 표했다. 시작부터 표절시비에 휘말렸던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은 주인공인 1명의 킹카 또는 퀸카와 이들에게 선택받고자 하는 도전자 5명이 출현해 솔직담백한 연애법의 전달을 표방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현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쉬이 이끌어내기에는 무리한 설정이 엿보여 왜곡된 현실을 비춰낼 뿐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시청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따라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심리를 기반으로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편식은 지양해야한다.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TV 프로그램을 수용해 보다 비판적인 안목을 키우는 태도가 시청자들에게 요구된다”라는 윤태진 교수(영상대학원·미디어사회론)의 말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 ‘각본 없이 전개되는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자꾸만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까닭은 바로 타인의 삶을 엿보는 재미와 그들의 통해 얻는 대리만족 때문일 것이다. 다만 시청자들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해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최고의 ‘쇼’로만 바라보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위문희 기자  chichanm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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