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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공론장에 대한 평가는 이용자가 내리는 게 가장 정확할 것이다. 우리대학교 인터넷공론장을 자주 방문하는 5명의 학생들과 만나 학교 자유게시판(아래 자게), 연세대정보공유커뮤니티(아래 연정공)등의 인터넷공론장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조재훈(경영·03, 남)>
군대를 다녀와 복학했더니 많은 친구들이 휴학중이었다. 학교 정보를 스스로 찾아야했는데 이때 연정공에서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 건강공제도 연정공에서 알게 돼 최근에 혜택을 받았다. 연정공에 대학간 서열을 운운하는 ‘쓰레기글’이 반복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안 읽으면 되는 거고...게시판은 글이 활발하게 올라와야 하고 리플이 달려야 의미있는 것이다. 그 점에서 연정공이 가장 내게 필요한 게시판이다. 
자게는 연정공과 용도가 다르다. 중도 사물함의 위치를 교환하자는 글이나 학교소식, 일일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보가 올라와 쓸모는 있지만 분위기가 너무 엄숙하다. 학생들끼리 ‘오늘 종합관까지 가는데 너무 힘들었다’ 같이 공감할 수있는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정보가 정확한 것 같아 거의 매일 들어간다.
새로 생겼으면 하는 게 있다. 인터넷에서 소모임을 만들어 제약없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프라인 동아리에 가입하기엔 부담되는 점이 너무 많다. ‘학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같은 건 어떨까.(웃음)

<인영빈(경영계열ㆍ06,  남)>
보통 어떤 게시판에든 글은 잘 쓰지 않는다. 공개적인 게시판에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게 부끄러워 YSCEC에도 글을 올리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보통 ‘눈팅’을 자주 하고 글을 올리는 건 꼭 알아야하는 정보가 있을 때만 한다. 반 커뮤니티는 싸이월드 클럽에 있는데 친목도모나 반행사 정보를 위해 들어가고 자게는 행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들어간다. 연정공에도 매일 들어가긴 하는데 선택적으로 글을 읽는 정도이다.

<신희경(사체ㆍ04, 여)>
난 자게와 싸이월드 클럽에 있는 과, 스터디그룹 커뮤니티를 자주 간다. 보통 자게에 제일 먼저 들어간다. 학교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학생회의 입장 등을 꼼꼼히 읽는다. 답글보다는 댓글을 다는 편인데 참여는 가끔하고 다른 이의 생각을 알아보는데 중점을 둔다. 연정공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길래 아이디를 빌려 들어가보긴 했는데 아이디는 만들지 않았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자게에서 다 얻기 때문이다.
자게를 가장 많이 이용하긴 하지만 너무 불편하다. 겉모습만 화려하고 기능에선 떨어진다. 그래서 게시판 활용도도 떨어지는 것 같다. 정작 학생들이 원하는 정보는 찾기 힘들다. 신입생이 중앙동아리에 대해 물어보는데 링크 정도도 안돼있어 답해주기가 힘들었다. 같은 이유로 학생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잘 안되는 것 같은데 배너 하나라도 눈에 보이게 달아준다면 활발해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자게를 잘 활용하게 됐으면 좋겠다. 익명성에 기대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일이 없어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김지은(국제관계ㆍ05,  여)>
과 홈페이지와 자게를 자주 간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과별 홈페이지가 있는데 활성화가 안됐다. 50% 이상이 교수, 학생회장이 전해주는 과소식이다. 과 공부에 도움되는 게시물은 주로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서 얻는다. 학교는 정보제공 측면에서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교환학생 정보도 부실하고 대학 시절엔 참여할 수 있는 행사 안내 게시물이 많이 올려왔으면 좋겠다.

<곽재호(인문학부ㆍ99, 남) >
자게엔 거의 매일 간다. 보통 아르바이트 정보 등 실용적인 목적으로 들른다. 연정공엔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가는데 가십거리가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보통 제목만 보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인터넷공론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실용적인 이유로만 이용되는 것이다.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예전 2000~1년 즈음에는 가능했을 것 같다. 우리학교엔 논객도 꽤 있다. 그런데 학교 자게에 토론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토론이 아니라 말장난을 하기 때문이다. ‘운동권은 나쁘다. 왜냐면 내가 싫어하니까’ 이런 논리의 글이 보이는데 어떻게 토론이 되겠는가.
위상도 떨어지는 것 같다. 과학생회 등에서 꽤 흥미로운 행사를 많이 여는데 자게에 안 올린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다른 게시물과 동급되는 게 싫어서 안올렸다고 했다.
기자가 만났던 5명의 재학생 모두 게시판의 기능뿐만 아니라 형식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그 목적이 실용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든, 취향을 공유하기 위해서든, 토론을 하기 위해서든 학내 인터넷공론장이 타개해야할 한계가 많음은 분명한 듯하다.
   

/인터뷰, 정리 한정원 기자 bravo_my_lif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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