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도서, 원인과 대책은?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이 없어요’
총 1백70여만 권, 그 중 약 1백12만 권 가량의 방대한 대출가능 도서를 보유한 우리대학교 중앙도서관(아래 중도). 하지만 “도서검색 결과 대출가능이라고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찾아보면 책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강예지씨(인문계열·06)의 말처럼 중도 여기저기에 분실된 도서들의 빈자리가 존재하는 실정이다.

지난 1996~2005년 중도 측에서 시행한 네 차례의 장서점검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분실된 도서는 총 1만5천4백여 권에 달한다. 이후 현재까지 추가적으로 발생한 분실까지 고려해본다면 결코 적지만은 않은 숫자다. 이에 대해 중도 대출과 허영석 주임은 “1백만 권이 넘는 장서가 3만 5천여 명의 중도 이용자들에게 열려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분실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년 약 1천권의 도서가 지속적으로 분실되고 있는 것은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불편까지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된다.
도서분실은 주로 도서의 도난에 의해 발생한다. 도서가 도난될 경우에는 용의자가 잡히지 않는 이상, 그 손해를 고스란히 중도 측에서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난이 계속 발생하는데도 이를 막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허점이 많은 분실 방지장치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중도에서는 도서도난을 막기 위해 위해 각 열람실 입구에 방지 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경고음이 울리는 원리를 아는 일부 사람들이 교묘하게 책을 가지고 나가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인 단속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중도 입구에 있는 CCTV 역시 도서 도난 방지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중도 측에서 한때 도서열람실 내에도 CCTV를 설치하는 것  을 논의했지만,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와 같은 민감한 사안과 결부돼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중도가 ‘개가식’으로 운영되는 것 역시 도난률을 높이는 큰 이유다. 개가식 도서관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책을 책장을 뒤져 직접 구할 수 있는 도서관을 의미한다. 도서가 이용자들에게 개방되지 않은 채 담당사서에게 문의하여 책을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폐가식 도서관에 비해 자유로움과 편의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반면, 사서가 모든 사람들을 일일이 단속하기 힘들어 책의 분실을 막기 힘든 단점이 있다. 허 주임은 “중도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배려하고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서 개가식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도난에 대해서는 이용자 개인의 양심에 맡기고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서분실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는 만만치 않다. 도서가 분실되면 중도 측에서는 동일한 책이 얼마나 구비돼 있는지 조사를 한 뒤 재구입을 하게 된다. 중도 수서과 김금분 과장은 “중도에는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연간 32억원 정도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그중 2~3천만원 정도가 분실도서의 재구입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고 말했다.

분실도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학생들의 불편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중도 측의 빈도 높은 장서점검과 신속한 도서 재구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생겨나는 실정이다. 약 2~3년에 한번씩 이뤄져 너무 드물게 시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장서점검에 대해서 허주임은  “1백만권이 넘는 장서를 모두 점검하려면 이에 드는 인력과 비용이 엄청나 빈도 높은 장서점검을 시행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책이 분실되는 것도 문제지만 이후 중도 측에서 제때 도서를 재구입해주지 않아 불편하다”는 박상헌씨(전기전자·04)의 말처럼 도서 재구입이 늦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대해 허 주임은 “중도는 방대한 도서들이 대량으로 거래되는 곳이므로 도서가 분실될 때마다 별도로 구입하기는 힘들다”며 “도서를 확보한 뒤에도 분류작업·라벨처리작업·배치작업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도서구비가 늦어지게 된다”고 해명했다.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교. 하지만 중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도서의 분실은 더 이상 그 별칭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모든 연세인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책인 만큼, 학생들이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중도 측에서 분실도서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빠른 도서 재구입과 빈도 높은 장서점검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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