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서리
  ‘간절히 바라면 그 소망이 기적처럼 이뤄진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 왕의 소망이 이뤄진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왕은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이에 감탄한 아프로디테 여신은 이 조각상을 살아있는 여인으로 바꿔줬다고 한다. 동화 속 이야기 같기만 한 이 효과. 과연 현실세계에서도 꿈만 같은 이야기일까. 중학교 때 부터 이 효과의 매력을 굳게 믿어왔던 나에게 이 효과는 현실 속에 존재한다. 단, 한 가지 조건만 채우고 있다면 말이다.  

“준비! … 풍덩 … 시작!”
15세의 나이로 2004 아테네 올림픽 수영대회에 참가했던 박태환 선수는 너무 긴장했던 탓에 시작 총성이 울리기도 전 물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정말 중요한 순간에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 실수 이후, 그 선수는 엄청난 슬럼프에 빠졌을 것이 분명하다. 자기의 어이없는 실수에 대해 서 자책하고, 분노했을 것이며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도 화가 났을 것이다, 자신을 제치고 앞서나간 경쟁선수들을 부러워했을 것이며 자신이 가져온 ‘세계적인 수영선수’라는 꿈에 대해서도 회의했을 것이다. 하지만 2년 뒤인 2006년 8월, 박태환 선수는 범태평양수영대회에서 한국 수영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우리가 길을 걸어가다 갑작스럽게 넘어지면 아프듯이, 꿈을 향해 걸어가다 그 꿈을 좌절당했을 때도 똑같이 고통스럽다. 하지만 자신만의 확고한 꿈을 그리고 있는 사람에게 고통은 피해야 할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반가운 대상이다. 고통은 내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박태환 선수가 어린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당당히 이뤄낼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솔직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건데, 되기 정말 어렵다고 하더라. 선생님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을 선택하는게 미래에 먹고살기 안전할거 같아.”, “사주카페 가서 내가 이 일을 잘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더니, 나한테는 별로 안 어울린대. 그냥 포기해야겠어.”
  실제로 우리 주변만 둘러봐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과감하게 투자할 줄 모르는 나약한 모습일 뿐이다. ‘경쟁이 센데 과연 내가 될 수 있을까?’ 내 꿈과 그에 대한 믿음만 확고하다면 이 질문은 부질없는 것이 된다. ‘하고 싶은 일인데 적성에 맞지 않는 일 같다고?’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내가 언론인을 꿈꾸게 되면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자기가 꾸는 꿈이 분명하기만 하면 그에 따라 적성이 바뀌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오랫동안 그 꿈을 그리는 사람이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앙드레 말로의 말은 실로 진실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힘들어 하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다. 꿈을 향해 걸어갈 때, 어떤 고통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 만큼은 피그말리온 효과가 작용한다. 자, 지금 당신의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는 간절한 꿈이 있는가. 당신을 위해 ‘피그말리온 효과약’ 조제법을 공개한다.

1. 장독대에서 묻어온 나만의 꿈(오래 묵혀둔 것일수록 효과 좋음)을 꺼내 어떤 뜨거운 고통에도 절대 깨지지 않는 단단한 내 의지력의 솥에 담는다.
2. 고통으로 흘린 눈물 1.5L 속에 꿈을 담고 10년간 푹 끓인다. 하루 단위로 꿈을 향한 훈련 다섯 스푼, 나에 대한 믿음 한 스푼을 넣어준다.
3. 주변사람들의 호된 충고로 만든 조미료도 거르지 않고 넣어준다. 처음엔 맛이 없지만, 끓여내다 보면 깊은 맛을 우려낼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재료!
4. 간혹 뜨거운 고통의 불길에 꿈이 바짝바짝 타들어 갈 땐 눈물을 더 넣어준다.
5. 끓이고 있는 꿈을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맛보며 꿈이 이뤄지길 기다린다.

※ 당장에 맛이 없다고 끓이는 것을 게을리하거나 중단하면 약이 상해버리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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