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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제대로 알고 말하자
  • 정세한 기자
  • 승인 2006.09.18 00:00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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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이는 지난 2001년 11월 야심차게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내건 표어이다. 이러한 표어 아래 인권위는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 인간을 인간답게! -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 벽면에 붙어 있는 응원 메시지

인권위의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권리를 구제하는 준사법기관으로서 개인의 인권침해 사례를 상담하는 ‘조사’기능, 법과 정책의 인권 침해 가능성을 짚어내 실무 부처에 직접 권고하는 ‘정책’기능, 그리고 인권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홍보하는 ‘교육’의 기능이 그것이다. 인권위 이명재 홍보협력팀장은 “인권위는 무소속 독립기구인 만큼 정부부처의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 각 분야의 인권 실태를 파악하며, 인권 교육의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역할을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를 토대로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 거부 등의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최근에는 북한인권문제 등의 민감한 사업도 추진중에 있다.

그러나 5년여가 지난 지금, 이처럼 주옥같은 표어가 무색해질 정도로 인권위의 활동에 대해 많은 비판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단체나 우파 시민단체는 예전부터 인권위의 전문성과 편향성을 문제삼은 바 있다. 뉴라이트 운동본부 최진학 정책실장은 “인권위가 아직도 시민단체 수준의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책임성 있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임무를 망각하고 특정단체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에게까지 인권위에 대한 비판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오혜지씨(법학·05)는 “너무 튀는 의견을 내는 데만 집중해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업무 추진 방식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도영씨(경제·05)는 “인권위가 내세우는 주장이 대의적으로는 옳지만, 너무 의견만 앞세우며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인권위의 실효성을 의심했다.

그렇다면 최근의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인권위 측의 입장은 어떨까. 흔히 제기되는 편향성 문제에 대해 이팀장은 “소수자의 인권보호 없이 건실한 국가 발전을 이루기는 힘들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인권위의 권고는 ‘취지에 맞게 노력하라’는 수준의 애매한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권위의 권고를 수행하지 않을 때에는 문서로 사유를 설명해야 하지만, 조치기간이 나타나있지 않아 슈용여부를 무기한 밝히지 않아도 문제삼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인권위는 전문성이 없다’는 목소리에 대해 이팀장은 “처음 도입된 기구인만큼 출범 때부터 다들 초보로서 시작했으며, 아직도 경험과 인력의 부족함을 느낀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이어서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과의 공조 비율을 높이고 협의 과정을 중심에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스템과 전문성을 결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매년 꾸준히 늘어가던 인권위 접수 진정사건은 지난 6월 드디어 누적수치 2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50년동안 침전돼있던 인권 문제가 계속해서 수면으로 떠오르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대학교 이덕연 교수(정경대·헌법학)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며, 아직도 소수자의 권리가 보호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인권위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현재로서는 인권위에 대한 막연한 비판보다는 발전의 기반이 될 애정 어린 격려가 필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늘어가는 수요에 발맞춰 더욱 더 바빠질 인권위. 이들의 노력이 있는 곳에 우리 주변의 소외받는 이웃들의 미소가 꽃필 것이다.

정세한 기자  mightyd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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