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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결코 무겁지 않은
  • 위문희 기자
  • 승인 2006.09.18 00:00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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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곡이면 충분하다. 일단 그 곡에 나만의 ‘필’이 꽂혔다면 새로운 세계로의 입문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이 세계란 바로 흔히 딱딱하고 어렵다고만 느끼는 클래식의 세계다. 당신이 마음에 든 곡이 생겼다면 이제 당신은 그 곡을 자주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곡에서 비롯된 취향에 따라 두 번째, 세 번째 선곡을 해나간다면 자연스레 클래식을 가까이 하게 될 것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른 음악도 많은데 왜 하필 클래식일까? ‘고전’을 어려워하면서도 사람들이 그것을 가까이 하는 까닭은 내용이 어렵고 복잡하지만 여기에서 얻는 감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클래식의 존재 이유가 성립된다고 이야기하는 ‘풍월당’ 주인 박종호씨. 그는 음악 칼럼니스트부터 시작해 클래식 음반매장과 클래식 음악감상실의 대표이자 벌써 네 권의 클래식 서적을 써낸 바 있는 클래식 고수다. 그에게서 전해 받은 클래식 내공 하나. 클래식을 두루 섭렵해서 들을 필요는 없고, 다만 자신의 정서에 맞는 곡을 들으며 이후 자신의 취향에 따른 레파토리를 계속해서 구성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 풍월당 대표 박종호씨. 그에게서 클래식에 대한 짙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그가 클래식 레코드전문점인 ‘풍월당’이란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던 까닭은 현재 가장 취약하고 살려내야 할 문화 영역이 클래식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되도록 많은 음반을 모으는 일이었다. 그 결과 ‘풍월당’은 2만여 장에 이르는 앨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주로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희귀음반들이 많아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등 세계 유명 연주자들도 이곳으로 자주 발걸음을 옮긴다. 또한 오랜 경력과 식견으로 고객들의 음악 취향에 따라 음반을 골라주는 음반 큐레이터도 있어서 클래식에 문외한 이들이라도 가볼만 하다.


그도 대중들에게 클래식이 여전히 딱딱하고 어렵게 여겨진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오늘날 훌륭한 공연장들이 주변에 여럿 생겼고 좋은 작품들이 이미 CD와 DVD로 많이 나와 있는데도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교양과 관심이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여가 문화, 놀이 문화를 향유 하는 태도가 아직은 서투르다는 지적을 했다. 마침 우리대학교 학생회관 3층에 ‘하모니’가 관리하는 고전음악감상실이 자리 잡고 있다(감상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려있다). 이런 클래식 동호회나 고전음악 감상실을 통한다면 훨씬 클래식에 취미를 붙이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 저기 쌓여있는 CD만큼 풍월당 클래식의 깊이도 깊어진다.

아직 클래식의 세계로 입문할 ‘단 한 곡’을 찾지 못했는가. 이 가을, 고독의 계절에 그가 추천하는 음반은 슈베르트의 실내악곡들이다. 평생 그렇게도 원했던 피아노 한 대 갖지 못했던 슈베르트의 삶이 안타깝다는 그. 그러나 그만큼 모든 곡이 진지하고 굉장히 뛰어나다며 추천하는 그의 손에 들려진 클래식 음반의 선율처럼 이 가을이 아름다워질 것만 같다.

/ 글 위문희 기자 chichanmh@

사진 윤영필 기자 hollinam@

위문희 기자  chichanm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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