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확운위·연석중운위에서 구체적 논의…역사문화·방사선학과 불참

연고 민족해방제(아래 연고제) 논의를 위해 지난 8월 31일 연석확대운영위원회(아래 확운위)에 이어 지난 8일 연석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가 고려대 서창캠에서 열렸다. 확운위에서는 연고제 개최에 양측 학생대표가 최종 합의하는 한편 학과 교류 선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일정을 다뤘으며, 중운위에서는 구체적인 기조와 행사 내용들이 논의됐다.

지난 연고제 관련 회의에서 우리대학교 학생대표 측은 휴강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문제를 제기했었다. 그러나 휴강 논의는 수업권 문제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이에 따라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후 서창캠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해 밤 9시부터 전체 행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유명무실해진 학과 교류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단위별 교류도 영화제, 방송제, 마술공연 등의 내용으로 이뤄지게 된다. 학과·단위별 교류가 끝난 후 중앙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권리찾기’라는 이번 연고제 기조에 맞는 공연을 위해 ‘중앙문예단’이 꾸려지고, 합동응원제도 개최된다.

그러나 행사 준비 기간이 부족하며, 전반적으로 행사 시간이 미뤄져 학생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총학 측은 “전공·교양 수업의 휴강에 대해 교수님들의 이해를 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조금 늦은 감이 있으나 실질적으로 모든 준비가 9월에 이뤄지므로 아주 촉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서창캠 총학생회장 차상엽씨(전산·01)는 “지난해에는 낮 4시에 연고제가 시작됐는데 올해는 시작이 늦어진다”며 “교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혀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우려했다.

연고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학과도 있다. 역사문화학과 회장 정준혁씨(역사문화·01)는 “새벽 2시까지 중앙행사가 계속되는 과도한 일정으로 학우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며 불참의 이유를 밝혔다. 홍민정씨(역사문화·05)는 “연고제보다는 연고전에 더 기대를 갖고 있고 주변 학생들도 비슷한 의견”이라며 학과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방사선학과 회장 이성주씨(방사선·02)는 “고려대가 고려대 병설보건대와 통합되면서 동일 학과가 안암캠에 생기게 됐다”며 “연고제에 참여하는 것보다 방사선학과 간의 교류를 추진할 것이다”라고 말해 동일학과 간의 실질적 교류에 비중을 두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두 학과의 불참에 대해 확운위원들의 반대 의견은 없었다.

총학생회장 문성호씨(정경경제·02)는 “화합이라는 의의대로라면 같이 하는 것이 옳겠지만, 이번 연고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면 앞으로 불참하는 학과는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준비 시간이 모자라는 만큼 우선 연고제를 잘 치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학교 측은 ‘하나된 연세’의 구현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유로 연고제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결정된 사안에 대해 학생복지처 왕정일 부장은 “학생들이 결정한 사안이니 학교에서 뭐라고 강제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제 확운위 및 중운위에서 협의한 내용을바탕으로 본격적인 연고제 준비에 들어가게 됐다. 부족한 시간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는 총학생회장의 말처럼 유난히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이번 연고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돼 이뤄지길 기대한다.

 /이새보미야 기자 lsbm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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