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대학은 어떻게 AACSB 인증 받았나

AACSB 인증을 위한 타 대학의 행보는 어땠을까?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4년 3월 AACSB 인증을 위해 지원한 이래 약 2년 6개월 동안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서울대 경영대는 지난 2002년 9월,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은 2003년 5월, 고려대 경영대는 2005년 8월 각각 인증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이들 대학이 단기간에 인증을 취득하는 데는 결정적으로 ‘단축일정추천제’가 큰 몫을 했다. AACSB의 멘토가 각 대학을 방문할 때 해당 대학의 경영대가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면 단축일정추천제를 적용하게 된다. 이 제도가 적용되면 AACSB 위원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킬 때 까지 계속 작성해야 하는 ‘연차보고서’를 제출할 필요없이 곧바로 ‘자기평가보고서 제출과정’과 최종확인 단계인 ‘실사단 방문과정’을 거칠 수 있기 때문에 인증 취득 과정이 단축된다.

서울대는 지난 2002년 9월 12일 국내 대학에서는 최초, 아시아에서는 게이오대·싱가포르 국립대 등에 이어 네번째로 학부과정을 비롯 석·박사 과정을 포함한 경영학 전 교육과정에 대한 AACSB 인증을 취득했다. 2001년 6월 ‘적격심사 지원서’를 제출한 뒤 서울대가 본래 갖추고 있었던 학사제도·학내시설· 연구업적 성과가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이로 인해 별도로 연차보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었고, 곧바로 2002년 6월 실사단 방문을 거쳐 약 1년 3개월 만에 인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이 지난 2002년 3월 지원서를 제출한 뒤 1년 2개월 만에 인증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려대는 우리대학교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04년 3월 적격심사 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가 연차보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던 2005년 8월, 고려대는 이미 AACSB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고려대 경영대학 김이권 국제실장은 “AACSB 멘토 방문 이전에 미리 인증계획서를 작성해놓고 경영대 내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체계적으로 실시했다”며 “이러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AACSB로부터 단축일정추천을 받는데 기여해 단기간에 AACSB 인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경영대가 지난 2004년 3월 지원서를 제출한 뒤 단축일정추천을 인정받지 못하고 연차보고서 제출과정에서만 1여년의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 현실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 연세대와 고려대 AACSB 인증과정절차 >

절 차

      고려대     

     연세대     

적격심사지원서 제출

2004. 3

2004. 3

AACSB 멘토 방문

2004. 7

2004. 8

단축일정추천제

 적용

적용안됨

인증계획서 제출

2004. 8

2005. 3

연차보고서 1차 제출

면제

2005. 11

연차보고서 2차 제출

면제

2006. 3

연차보고서 3차 제출

면제

2006. 6

자기평가보고서 제출

2005. 2

해당없음

실사단 방문

2005. 5

해당없음

최종인증완료

2005. 8

해당없음

이미 인증 취득에 성공한 대학들은 외국 선진 대학의 경영대와 교류를 활발히 하는 등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고려대는 현재 경영대 학부생 한 학년의 인원인 3백80여명 중 3백여명에 달하는 학생이 30여개국 50여 대학에 해외교환학생· 해외인턴십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경영대·오하이오 주립 경영대 등 총 45개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AACSB 인증과 관련된 문의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대 김도희 주무관은 “외국 선진 대학들과의 공동연구·복수학위취득·교환학생 활성화 등과 같은 혜택이 학내 경영학 인재를 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교는 AACSB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임교수 강의비율 75%이상 확보를 위한 제도개편 △국제학대학원 내 경영학위 변경으로 내부적인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에 비해 서울대는 애초에 전임교수 비율 등 각종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 김 주무관은 “AACSB 측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학위를 변경하는 것과 같이 학내 제도를 수정하는 일은 없었다”고 언급했다.

우리대학교는 단기간 인증 취득에 성공한 타 대학과 비교할 때 단축일정추천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등 AACSB 인증에 대한 사전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경영대의 부실한 준비가 단지 AACSB 인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앞으로 또 다른 인증과정에 돌입하게 된다면, 경영대 내 철저한 사전 검증 과정을 거쳐 가급적 단기간 내에 성과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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