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0일의 출발’ 2학기가 시작됐다. 이러한 새 출발과 ‘도전’은 잘 어울리는 한 쌍. 창의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공모전은 대학생에게 꼭 맞는 도전 대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여러 대회에 참여해 입상을 노리는 ‘공모전 사냥꾼’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

현재 공모전은 대회 수 자체가 많을 뿐만이 아니라 그만을 위한 사이트(http://www.공모전.kr, http://club.cyworld.com/thinkuniv 등)도 생겨났다. 상경대 학회 ‘MARP’의 장권영씨(경영/정외01)는 “전문직이 아닌 길을 택함에 따른 불안감이 생겼다. 나의 능력을 확인해보고 또 확인받고 싶어서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한다. 가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다른 팀에 비하면 크게 부족함을 알게 될 때는 힘들기도 하다고.

▲ 신세계 유통 프론티어 2차를 준비하는 "Spread your wings"팀 /송은석 기자 insomniaboy@yonsei.ac.kr 대학생에게 공모전은 하나의 경험이기도 하다. 현재 공모전에 참가 중인 방재훈씨(경영ㆍ05휴학)는 “도전은 건물을 한층씩 올라가는 과정이며 이런 경험이 지나고 보면 도전”이라 말한다. 그러나 공모전으로 바로 가시적 성과를 얻는 경우도 있다. 이미 5번의 입상경력을 가진 박성현씨(건축ㆍ99)는 “공모전은 더 큰 건축가가 되기 위한 디딤돌이며 좋은 프로젝트를 딸 수도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건축학도에게 대회입상은 작가의 등단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지피지기면 불패라고 했던가. 공모전을 주최하는 회사 측의 생각은 어떠할까. 흔히 홍보와 인재 유치만을 노리고 대회를 연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기업에서도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고양시키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에 첫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 KB국민은행의 마케팅부 심성태 부장은 “다양한 전공을 포용하면서도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자 내년부터는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7회째를 맞은 ‘신세계 유통 프론티어 공모전’에 대해 신세계 김경기 대리는 “초창기 대회와 달리 최종 완성단계가 아닌, 아이디어를 받는 Proposal 콘테스트로 바꿨기 때문에 경영학도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다. 학생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회사가 가르쳐 주겠다는 방식의 접근이 이 대회의 성격”이라며 공모전의 방향을 이야기했다. 또한 이 공모전은 경영학 중에서도 비교적 관심도가 낮았던 유통이란 분야의 저변을 확대시켰다는 평을 들은 바 있다. 공모전, 이렇게 준비하자 ▲ 가장 주안을 두어야 할 것은 바로 ‘양질의 중요 정보 수집’이다. 인터넷보다는 학술 DB와 도서를 많이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현장방문, 실무진 접촉, 인터뷰 등 직접 발로 뛰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 참가하는 대회가 아이디어만을 묻는 것인지(단, 구체적인 아이디어 제안이어야 한다), 혹은 실무적인 답까지 요구하는 차원인지 파악해야 한다. 김 대리는 “기업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시작하기 전에 기업의 담당자를 찾아가 컨셉을 들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심사위원이 교수라면 리서치와 통계분석 등 논리적 구조에도 신경을 쓰고, 실무진이라면 예산 계획, 손익타당성분석 등도 해줘야한다. ▲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는 것도 필수다. 특히 제출 전에 교수님께 조언을 얻기 위해 찾아뵙다보면 교수님과 친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 통찰력과 명확성도 강조된다. 여러 번의 입상을 했던 MARP의 장 씨와 정윤서씨(기계ㆍ99)에 따르면, 주제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통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발표할 때 1분안에도 설명할 수 있도록 주제를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기업이 예상치 못한 것까지 보여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잘된 팀의 작품을 틈틈이 봐 두고 학과 공부도 열심히 해 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직은 미완성의 퍼즐, 공모전 하지만 이러한 공모전 행사가 현재 완전한 체계를 갖춘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 마케팅부 이민 대리는 “이번 주제 중 ‘대출’ 분야에는 응모 수가 현저히 비교되게 적었다”며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장 씨의 “국내만이 아니라 세계의 학생들과 견줄 수 있는 대회가 부족하다”는 말 또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국제학대학원장 장대련 교수(경영대ㆍ마케팅)는 공모전 주제는 너무 유행을 좇고 참가자는 상금에 민감한 것 같다는 지적을 했다. ▲ 2학기에 펼쳐질 다양한 공모전을 놓치지 말자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공모전은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도전 특권 중 하나다. “공모전에서 많은 수상경력이 있는 사원은 보고서 쓰는 것부터 다르다”고 웃으며 말하는 김 대리. 다양한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다보면 어느덧 쑥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나 자신을 도전이란 바다에 빠뜨려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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