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요즘 대학가에서는 ‘쿠폰족’이 대세다. 예전처럼 쿠폰을 알뜰한 주부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불황과는 관계없이 씀씀이가 다소 헤프다는 20대 초반의 젊은 층도 이제는 ‘똑똑한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각종 쿠폰이 그들의 변화를 증명해준다.
 과거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쿠폰은 기껏해야 피자박스 귀퉁이에 붙어 있던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종류가 무궁무진해졌으며, 젊은 층이 이용하기 쉽도록 하기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눈에 띈다. 대학생들이 즐겨 이용하는 대표적인 쿠폰은 바로 ‘코코펀’이다. 매달 1일, 강남이나 신촌 등 각 지역단위별로 발행되는 이 종합 쿠폰북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눠지기 때문에 다양한 쿠폰들을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코코펀을 자주 이용한다는 권지숙양(경제·05)은 “쿠폰북은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니면서 번거로운 절차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종합 쿠폰북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쿠폰책자 외에도 인터넷으로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검색해서 쓸 수도 있다. 음식점 쿠폰만 전문으로 모은 ‘메뉴판닷컴(www.menupan.com)’이나 ‘야후 거기(kr.gugi.yahoo.com)’ 등에서는 지역정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같이 나온다. 핸드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쿠폰도 있다. 특정 통신사 가맹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쿠폰은 바코드를 폰카메라로 찍거나, 무선인터넷으로 접속해 가맹점번호를 입력한 후 쿠폰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 네이트와 KTF가 코코펀과 제휴해 모바일쿠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많이 보는 잡지나 학내 신문, 축제행사 등의 홍보책자에 쿠폰을 비정기적으로 발행하거나, 관람물 티켓 뒷면을 쿠폰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쿠폰문화가 이처럼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쿠폰의 ‘마케팅효과’ 에 있다. 쿠폰은 단순한 지면광고 이상으로 고객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열린 '아카라카를 온누리에' 입장권 뒷면에 쿠폰광고를 낸 우노(UNO) 신촌점의 황인찬 점장은 “신촌지역이 워낙 넓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아도 단순한 지면광고로는 홍보효과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며 지면광고보다 쿠폰이 홍보에 더 효과적임을 설명했다. 실제로 이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들은 하루 50~60개의 쿠폰을 이용하고 있으며, 축제 이후 매출 또한 상당히 증가했다고 한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타서 쓰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충당하는 등 주머니사정이 넉넉치 않은 20대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쿠폰문화의 성행 이유다. 평소 인터넷쿠폰을 자주 쓴다는 최예나양(경영·05)은 “아직은 소득에 제한이 있는 학생이기 때문에 쿠폰을 통해 할인혜택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며 “할인카드 등은 포인트 한도가 있기 때문에 쿠폰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쿠폰문화의 보편화는 쿠폰사용이 알뜰하다 못해 인색해보일 수 있는 '짠돌이'나 '짠순이'의 이미지를 더이상 지니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합리적인 생활유형의 하나로서 젊은 층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대의 변화를 반영한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물 쓰듯 쓰는 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당신. 뭔가 똑소리나게 ‘돈 아껴쓰는 습관’을 체화하고 싶다면, 합리적인 '쿠폰족' 대열에 같이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

/이민성 기자 wait4yo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