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빌리지를 돌아보다

우리대학교의 ‘국제화’라는 발전목표에 발맞춰 이번 학기 처음 시도된 글로벌 빌리지는 외국인 학생들과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캠퍼스를 글로벌화하겠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시작한 글로벌 빌리지는 이번 학기 어떻게 운영됐을까?

외국인 학생 1명과 한국인 학생 3명은 한 방에서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언어를 익힌다. 글로벌 빌리지의 영어학습 프로그램은 크게 △서로의 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팀미팅 △공강시간을 이용해 외국인 학생과 1대 1로 대화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MMS(Mutual Mentoring Session) △교재를 이용해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영어수업의 세 가지로 나뉜다. 또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필드 트립(Field trips)’의 일환으로 지난 4월에는 이천 도자기축제에 다녀오기도 했다.

글로벌 빌리지는 외국인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처음 시도된 프로그램이라 몇 가지 미흡한 점도 존재한다. 첫째로 프로그램의 운영이 다소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송준현군(정경법학·05)은 “MMS는 만족하지만, 영어수업은 교양영어와 별다른 점이 없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영어수업은 화·목요일 아침 7시의 이른 시간에 이뤄져 출석률도 저조한 실정이다.

한국인 학생들의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부 학생만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히려 외국인 학생이 ‘자신을 이용하라’고 말할 정도다. 또한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하는 김기용군(바이올라대·국제경영학과)은 “구체적 프로그램이나 학교에서 어떤 강의를 들을 수 있는지 잘 몰랐다”며 학교의 홍보 부족을 지적했다. 학교 측의 공지사항 전달이 미흡하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렇듯 몇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학생들은 글로벌 빌리지의 개설 취지를 높게 평가하며 개선을 기대한다는 반응이었다. 김군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게 된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송군도 “함께 생활해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좋다”며 글로벌 빌리지의 취지에 공감했다. 외국인 학생의 캠퍼스 생활을 돕는 멘토 문나라군(문리영문·99)은 “어학연수에 비해 매우 경제적”이라며 “참여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한 학교 측의 피드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보완과 개선을 기대했다. 글로벌 빌리지를 담당하는 국제교육센터 목진경 코디네이터는 “앞으로 프로그램을 다변화하고 운영방식의 효율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학기에는 참여 학생들 간의 친목 도모를 위한 엠티가 있을 예정이며, 언어연구교육원 내에 자리했던 사무실도 종합관으로 독립해 이전할 계획이다. 글로벌 빌리지 홈페이지(http://global.yonsei.ac.kr)도 학생들이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말이 있듯이, 문제점들을 점차적으로 수정·보완해 세계 속에 우뚝 설 글로벌 캠퍼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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