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라카를 온누리에(아래 아카라카)’와 대동제가 속해 있는 5월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연세인들. 그러나 그들은 안전이 위협 받는 아카라카에서 초청된 연예인과 가수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빼앗겼다. 또한 대동제에서는 민중연대장터(아래 장터)와 과·반을 비롯한 자치단체의 공연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5월의 시작에 환호했던 이들의 이번 아카라카와 대동제는 어떠했을까?

▲ 떨어질 듯 떨어질 듯 보는이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줄타기 한 판!/송은석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아카라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응원단 홈페이지(http://akaraka.org)에 나오듯 ‘연세인에게 하나의 즐거운 축제의 장을 선사하기 위해’ 지난 1986년부터 시작된 아카라카. 하지만 아카라카는 점점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응원제라기보다 여러 가수를 초청해 노래를 듣는 ‘콘서트’로 전락해 가고 있다.  응원단 부단장 박도형군(경제·04)은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없이 응원만 하는 응원제가 열리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초대되는 연예인들을 통해 아카라카의 수준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다수의 연예인을 초청하는 것은 이처럼 응원제의 본 취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연예인 섭외에 과다한 비용이 쓰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연예인 섭외에 따라 아카라카에 사용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상업적이라는 비판 또한 커졌다. 응원단도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홈페이지에서 나름의 해명을 하고 있으나 원론적 입장표명에 그치고 있다. 박군은 “티켓 수입 중 연예인 섭외비용이 70%를 상회한다”며 “가뜩이나 근근히 살아가는 응원단 재정을 생각해야겠지만, 결국 연예인을 선호하는 경향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지난 해 아카라카 때와 같이 고려대 학생들의 ‘침투’를 막는 과정에서 생기는 안전사고가 때론 유혈사태로 번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응원단장 이기인군(정경경영·03휴학)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대책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응원단은 아카라카를 학생들이 주인 되는 행사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동시에 안전사고에도 확실히 대처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대동제, 장터빼면 ‘시체’?!

‘장터 빼고 뭐가 있나요’
한편 이번 대동제에서도 고질적인 기획력 부족이 문제로 대두됐다. 대부분의 행사가 과· 반과 동아리가 주체가 되는 ‘과·반페스티벌’과 동아리공연, 장터를 중심으로 운영됐으며 이외에 그나마 특색 있는 행사는 해마다 열리는 ‘숲속의 향연’과 ‘도전!OX퀴즈’ 등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총학의 기조홍보를 위해 기획했던 ‘연세인 삼보일배’를 제외하고 총학 주도로 기획된 행사는 거의 없다. 그나마 예정돼있던 거리강연도 연사들의 ‘펑크’로 인해 취소됐으나 사전공지가 없어 강연을 위해 모인 학생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물론 “총학이 축제를 주도하기보단 자치단체에게 최대한 자리를 만들어 주고 배려하려 했다”는 총학생회(아래 총학) 문화국장 김지현양(독문·02)의 말처럼 우리대학교 대동제의 자치단체 활동이 타 대학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활성화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연과 장터를 비롯한 자치단체들의 활동에만 축제의 비중이 지나치게 편중되는 현실은 참신성이 떨어지고 전체 행사가 다양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이에 따라 “반과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아 축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는 김철호군(이학계열·06)의 말처럼 대동제에 참여하는 과·반이나 동아리에 소속되지 않은 연세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행사가 부족해 질 수밖에 없다.

타 대학의 대동제를 살펴보자

타 대학의 대동제에서는 참신하면서도 참여를 유도하는 여러 행사를 기획해 학생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 예로, 서울대의 축제 ‘광합성 놀이터’에서는 열기구행사와 줄타기 공연, 씽씽노래방 등 총학 차원에서 기획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열기구행사는 지난 2004년 코끼리열차처럼 새로운 교통수단을 통해 즐거움을 준다는 취지로 열렸으며 『왕의 남자』에서 줄타기 대역을 맡았던 중요 무형문화재 3호 권원태씨를 초청해 줄타기행사도 열렸다. 학생들의 열렬한 환호에 권원태씨는 “서울대의 본관앞에서 공연을 하고 또한 이런 환호까지 받아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일상다반사’라는 이름으로 열린 고려대 축제에서는 총학이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총학은 아이스크림, 솜사탕 등의 음식을 무료로 나눠주는 ‘푸드코트’행사를 4일 간 진행했으며 일반 학생들이 무료로 총학 간부들과 맥주를 먹는 ‘총학과 술 한잔 합시다’는 행사가 열려 총학과 학생 간의 유대를 깊게 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6일~19일에 진행된 성균관대 축제에서는 요일별로 노랑, 파랑 등의 드레스코드를 지정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빨리 먹기 대회’, ‘노란 돼지를 잡아라’, ‘S-라인 단체줄넘기’, ‘프리드링크’ 등 매일 5개에 달하는 풍성하고 아기자기한 세부행사가 열려 호평을 받았다.

한편 경희대에서는 ‘지(知)존, 공(共)존, 생(生)존, 피(Pink)존’으로 축제를 나누고, ‘38:38 프로젝트 미팅’, ‘성년의 날 특별 KISS TIME’처럼 파격적인 행사를 피존(연인을 위한 행사)에 유치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우리대학교 대동제에 대해 총학 문화국장 김지현양은 “지난 해 축제에 비해 행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매년 같은 행사가 고착화돼 축제가 답보상태에 이르는 현 상황은 개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총학은 다른 대학의 사례를 참고해 참신한 기획을 바탕으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 총학의 참신한 기획으로 보다 풍부한 대동제,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가 열려있는 대동제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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