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다가올수록 대한민국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광고들로 넘쳐나고 또 한 번의 신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도 들뜨고 있다. 연세인들 역시 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 2006년 독일월드컵에 대한 흥을 돋우기 위해 잠시 4년 전으로 돌아가 연세인들의 월드컵을 살펴보고 올해는 신촌을 중심으로 어떤 행사가 준비돼 있는지 알아본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경기장에서 자원봉사를 했다는 홍한솔군(심리·02)은 “안내통제부 팀에서 그라운드의 출입을 통제하는 일을 했고 중국팀 경기가 있을 때에는 중국어 통역을 했다”며 특별하게 월드컵을 보냈던 그때를 회상했다. “자원봉사 교육과 면접이 수능을 보기 직전에 있어 부담이 됐지만 봉사자로서 경기장을 누볐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아직도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많은 연세인들은 시청 앞 광장이나 광화문 등에서 거리응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멀리 갈 것 없이 우리학교 노천극장에서도 응원전이 펼쳐졌었다고 한다. 응원은 역시 노천극장에서 하는 응원이 제 맛인데 이 당시 노천극장의 풍경은 어떠했을까. 강용평군(교육·01)은 “늘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노천극장이 월드컵 때만큼은 붉은 빛으로 물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며 “아카라카보다 더 단합된 응원을 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2006년 월드컵 때는 연세인들이 노천극장에서 신명나는 응원 한마당을 펼치지 못할 듯하다. 부총학생회장 윤태영양(경영·02휴학)은 “기말고사 기간과 월드컵 예선전이 겹쳐 단체응원을 준비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연세인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대신 “23일(화)에 벌어질 우리나라와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저녁 8시부터 대강당에서 방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날  대강당에서는 낮 5시부터 동아리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위닝 일레븐 게임대회’가 펼쳐진다. 동아리들의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이번 대회는 축구 평가전에 앞서  먼저 축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 기간에 노천극장에서 응원할 기회가 없다고 해서 아쉬워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연세인들의 생활터전인 신촌 역시 열광의 도가니가 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신촌 걷고 싶은 거리 운영위원회’ 정덕환 기획관리실장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주요 4개 대학이 몰려있는 젊음의 메카 신촌에서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가장 열띤 거리응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본래는 신촌로터리를 사방으로 막아 시청 앞이나 광화문에 버금가는 거리응원을 펼치고자 계획했었으나 교통 및 안전 문제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게 됐고, 결국 걷고 싶은 거리를 중심으로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정 실장은 “이번 거리응원이 응원의 장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타대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각 대학마다 학교를 대표하는 동아리들의 공연이 펼쳐져 학교문화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며 인기 가수들의 무대가 흥을 돋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붉은 악마 티셔츠를 나눠주는 행사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촌에서 공식적인 거리응원을 펼치는 것이 처음이라 준비하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정 실장은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4개 대학 학생들의 많은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촌의 네 학교들이 서로 단합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문 만큼 이번 응원전을 통해 다함께 젊음의 패기가 느껴지는 응원전을 만들어 보자”며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이외에 우리대학교와 멀지 않은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우리나라 경기가 있을 때마다 응원전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입장료는 없으며 경기 4시간 전부터 입장 가능하다. MBC에서 이원 생방송으로 응원모습이 방송될 예정이며 경기 전후에는 가수들의 공연도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4년이란 긴 시간마다 찾아오는 월드컵이지만 2002년의 그 열정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이 불씨를 살려 여기 이 신촌을 불살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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