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파하는 출판사 - 도솔출판사

발달된 문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삶을 즐기는 오늘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오히려 과거보다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이 원시시대보다 훨씬 배불리 먹고 안전한 집에서 생활할 수 있지만, 그만큼 오염된 것들을 많이 먹고 맹수들과의 혈투보다 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그저 견디며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전파하는 출판사가 있다. 바로 우리대학교에서 멀지 않은 서교동에 위치한 ‘도솔출판사’다. 

도솔출판사가 위치한 서교동은 본래 주택단지인데 현재는 그중 5백여 곳를 소규모 출판사들이 개조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도솔출판사 역시 소박하고 단아한 모습의 하얀 단독주택에 둥지를 틀고 ‘자연·생명·환경·마음·감동·행복을 주는 책’을 기치로 삼아 책을 펴내고 있다. 대문을 열고 사옥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나무그늘 아래 놓여진 벤치를 보니 자연과 책과 사람이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1989년 처음 문을 연 도솔출판사의 권대웅 편집주간은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하듯이 책 역시 적어도 십년지대계가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출판철학을 갖고 책을 엄선해 출간해왔기 때문에 20여년동안 2백여종 가량 되는 적은 책만을 펴냈다”고 말했다. 

도솔출판사가 펴낸 책들을 보면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낮추고 사는 즐거움』 등 행복하게 사는 법을 논하는 책들이 많다. 그만큼 행복에 대한 도솔출판사만의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권 주간은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책을 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사람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고 여기지만 현재가 불행하다면 미래도 행복할 수 없으므로 진정한 행복은 바로 지금, 현재의 과정에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행복은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고 한다. 예컨대 걸어가면 4천년이 걸릴 정도로 먼 곳에 있는 태양의 햇빛이 자신을 간지를 때 이를 감사할 수 있다면 바로 이것이 행복이란 것이다. 자연 속에서 행복을 찾자는 출판사의 뜻을 잘 드러내는 책으로는 『시골에 사는 즐거움』, 『아름다운 우리 숲 찾아가기』 등이 있다. 또 자연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삶의 여유가 필요하기에 도솔출판사는 마음에 평화를 주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느릿느릿 살아라』와 같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남들보다 한 발 더 앞서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현대인들의 마음 속에는 누구나 행복을 만끽하며 느릿느릿 여유롭게 자연을 거닐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이런 우리들 마음 속에 책으로 자연 속 나무 그늘을 만들어주는 도솔출판사의 책들을 오늘, 자연 속 나무 그늘 아래에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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