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2006학년도 대동제가 시작된다.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그리고 단과대 학생회 등이 주최하는 다양한 학술, 문화, 체육 행사와 공연이 교내 곳곳에서 한 주 내내 계속되어 오월의 캠퍼스를 젊음의 열기로 가득 채울 것이다. 좋은 계절에 아름다운 연세동산에서 열리는 축제는 우리에게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에서 맛볼 수 있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끼게 해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총학생회가 등록금 문제로 학교본부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가 열리게 되어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하고 즐겨야 할 축제의 분위기가 훼손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젊은 지성인들답게 축제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만끽하되 지나쳐서 방종으로 흐르는 일이 없도록 질서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말 그대로 모두가 하나 되는 대동제가 될 수 있게 다같이 협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인다운 젊음과 패기, 그리고 지성을 구가하는 대학문화의 표상으로서 축제는 소비향락적인 상업문화와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학술, 문화행사에는 참여하는 학생들이 적고, 장터가 축제의 중심이 되어버린 현실은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다. 물론 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문화 행사나 교양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고, 필요하다면 학교가 나서서 지도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동아리나 학과 단위로 술과 음식을 팔아 수익금을 올리는 재미에 장터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고, 먹고 마시는 일이 축제의 전부인양 무질서하게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면, 대학의 축제다운 멋과 낭만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그리고 장터가 열린 다음날 아침 백양로를 올라오며 곳곳에 쌓인 엄청난 양의 쓰레기 더미를 보고 눈살을 찌푸린 경험을 많은 연세인들이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문화의 정체성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중문화와는 분명히 다르게 대학인들 고유의 지적, 도덕적 가치를 담은 문화적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일은 일반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이 맡아야 할 몫이다. 상업적인 대중문화와는 다른 차원의 축제, 우리들만이 즐기는 축제가 아닌 모두가함께 하는 축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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