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2호 논단

부동산재테크 열풍의 역작용

부동산재테크가 온 국민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판교신도시 1차분양이 끝났다. 평균 50대 1, 최고 2,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당첨이 된 사람은 로또에 당첨되었다는 축하를 받으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향후 수익률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10년동안 전매가 금지되는 것과 이자비용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3억 이상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급쟁이로 10년동안 열심히 벌어보았자 과연 이런 목돈을 만져볼 수 있겠는가?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재테크를 모르면 재산형성은 요원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성의 전당인 대학가로도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대학생이 주식투자를 하여 성공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이제는 주식투자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경매 클럽, 부동산투자클럽도 결성되는 등 부동산재테크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각종 자극적인 제목의 서적은 물론 비싼 수강료를 내는 재테크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용불안과 노후대비를 위해서 대학시절부터 일찍 부동산재테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열병처럼 번져가는 부동산재테크 열풍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큰 꿈을 갖고 전공분야를 열심히 공부하여야 할 시점에서 학업의 소홀은 물론 현실에 안주하여 장래의 꿈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이는 불행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회적 병폐인 물질만능주의 내지 한탕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신성한 노동의 가치와 진정한 부의 가치가 왜곡될 수도 있다. 이는 자칫 올바른 부동산 투자의 가치관이 아닌 부동산의 어두운 측면, 즉 투기적 사고를 형성할 수도 있다.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부동산투기로 심화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대학가에서 조차 부동산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도를 넘어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된다면, 이 나라는 머지않아 부동산투기공화국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부동산투자는 전문적 지식과 과학적 투자방법을 익힌 후에 일생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학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먼저 부동산투자를 했다고 하여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제반 문제를 모르고 이론만으로 투자하다 보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부동산은 영원한 재테크 테마일 수는 있지만, 결코 불패의 신화는 아니다.      
 대학시절부터 부동산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나친 관심은 역 작용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학시절엔 학문을 닦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본말이 전도돼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김학환(대한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연구원장;한국싸이버대학교 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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